'환율 효과'로 4년9개월래 최저
올 2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9월 26일 한국은행이 상장기업 1,505개와 주요 비상장기업 14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2분기 상장기업 경영 분석'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1년 전 대비 –2.9%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수출 기업이 몰려 있는 전기·전자, 기계, 조선, 건설 부문 등 제조업 부문의 매출액 증가율이 한 해 전 대비 –4.2%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특히,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토종 업체의 약진으로 영업이익이 급락한 삼성전자가 속해 있는 전기·전자 분야 매출액 증가율은 –9.6%로 낙폭이 가장 컸다.
더구나 2분기 주요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2009년 3분기 -3.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업의 경우는 2009년 2분기 –5.5% 이후 최저치다. 우리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작년 4분기 3.8%를 기록한 뒤 올 1분기 1.5%, 2분기 -2.9%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도 작년 4분기 4.9%, 올 1분기 0.9%, 2분기 -4.2%로 증가율이 줄고 있다.
상장기업의 총자산 증가율도 매출액 감소 여파로 기계·전기전자(2.9→0.2%), 식음료·담배(0.8→0.2%)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둔화했다.
한은은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올 2분기 들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환율 효과와 수출 업체의 영업 부진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5.4%에서 4.2%로 줄면서 이자보상비율도 389.1%로 전년 동기 (503.7%)에 비해 줄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의 부담 능력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부채 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이익 잉여금이 증가하며 한 해 전보다 개선됐다.
장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안정성 지표인 부채 비율은 97.4%에서 94.1%로 3.3%포인트 줄었으며, 차입금 의존도도 25.4%에서 25.3%로 소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