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청사진 그리는 중국
2월 리뷰 & 3월 전망
선방했다. 급락 장 이후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가격은 다시 안정을 찾았고,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나름 선방했다고 본다. 일단, 지난 2월 가장 크게 작용한 건 중국이 아닌 유가였다.
지난 1월 가격 급락에 트리거(Trigger) 역할을 했듯이 지난 2월에는 상승하는데 일조했다. 끝없이 내려갈 것 같았던 유가는 50달러에서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물론, 여전히 왔다갔다 하지만 분위기는 위를 향한 것 같다. 브렌트 같은 경우 60달러 위로 올라온 것만 봐도 그렇다. 유가가 안정을 찾자 시장은 다시 중국에 집중했다.
중국 SRB 비축 소식을 시작으로 중국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춘절 기간 동안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하지만 2월 마지막 날(28일)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인하하며 분위기를 다시 올려 놓았다. 다음은 양회다.
양회 이후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3일부터 중국의 양회(兩會, 전국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시작됐다. 중국은 올해를 시진핑 정권의 개혁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해라고 규정하고 있다. 올해가 12차 5개년 경제 발전 계획(12.5규획)의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번 양회에서 시진핑 정권이 직접 경제 성장 청사진을 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 정권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경제 모델인 ′뉴 노멀(신창타이, 新常態)′을 제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양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4개 전면’을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4개 전면이란, 우선 전면적 소강사회(小康社會, 모든 국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 건설, 다음으로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법에 의한 통치), 전면적 종업치당(당을 엄격하기 다스림)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 당국은 최근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빠르게 승인하고 있다. 거기에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까지 인하했다. 이전과 같은 중국발 불확실성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전기동 – ‘5’에서 다시 ‘6’으로
‘스펙타클(Spectacle)’했다. 지난 2개월 동안 가격이 $1,000 가까이 움직였던 것 같다. $6,300 초반 가격대에서 $5,300 초반까지 내려갔으니 말이다. 여전히 맨 앞자리 숫자가 ‘5’이지만, 분위기는 곧 ‘6’으로 바뀔 것 같다.
여전히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도 그렇고 유로존, 러시아 문제 그리고 중국까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거기에 미국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계속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수급이었다. 부풀려질 대로 부풀려진 공급 과잉 우려가 하락세를 심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본다. 물론, 지금도 공급 과잉은 큰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이전 대비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 올해 예상 공급 과잉 규모는 20만톤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공급 과잉은 매년 발생되는 공급 차질 우려를 고려하면 크게 신경 쓸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전기동은 급락한 가격 때문에 더 매력적이다. 가격이 지난 1월 대비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바닥권이다. 이는 시장에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 SRB(전략비축국)의 비축 물량도 여전히 낮다(지난 1월 SRB는 약 5만톤의 물량을 알아봤다). 이는 앞으로 SRB가 비축할 물량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SRB가 최소 20만톤 최대 35만톤 수준의 전기동을 비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올해 공급 과잉 예상량을 커버하는 수준이다.
중요한 건 악재로 작용했던 중국의 불확실성이 점점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의 추가 부양책이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양회에서 긍정적인 언급이 있을 경우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알루미늄 – 프리미엄 움직일까?
LME가 두 개의 칼을 동시에 꺼냈다. 길고 긴 법정 싸움에서 승리한 LME는 창고 규정과 알루미늄 프리미엄 상품이라는 칼을 동시에 꺼냈다. 물론, 알루미늄 프리미엄 상품은 오는 10월에 출시 예정이지만 말 그대로 예정이기 때문에 확실한 건 진행 사항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창고 규정이다. LME는 새로운 창고 규정으로 인해 재고 반출이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대 50일까지 대기 기간을 줄여야 하며, 이를 준수하기 위해 신규 반입이 제한된다. 결국, 창고 입장에서 불만이 폭주할 것으로 본다.
지난 1월 하락한 가격이 다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다. 현 가격 수준에서 수익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높은 프리미엄이 유지돼야 한다. 아니면 가격이 크게 오르든지. 하지만 대외적인 상황과 재고 등 부수적인 요인을 고려할 때 가격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 결국, 프리미엄 상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프리미엄이 높게 유지되는 게 생산 업체나 실물 트레이더 업체에 최선이다.
현재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건 창고다. 창고 입장에서 재고 반입과 반출에 제한을 받는다면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창고들은 차선책을 고를 것이다. 굳이 재고를 출하하기보다는 On Warrants에서 Off Warrants로 바꿔, LME 규정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쉽게 말해 창고에 그대로 있지만, 서류만 바꾸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되면 창고는 LME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초강수’를 둘 것이다. 여전히 ‘Cash and Carry trade’의 수요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굳이 재고 유입을 제한하면서까지 LME 규정을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오는 10월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알루미늄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시장에서는 알루미늄 프리미엄 상품이 나오면 프리미엄 거품이 빠질 것이라 보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현실은 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미국 CME 거래소에 상장된 알루미늄 상품(프리미엄+가격)을 보더라도 그렇다. 미국 MW 알루미늄 프리미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대에 못 미치는 거래량으로 인해 상품성 자체도 낮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