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 향상 대책이 절실하다

노동생산성 향상 대책이 절실하다

  • 철강
  • 승인 2015.03.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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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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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현대자동차 국내외 공장의 생산성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그야말로 경악스런 결과가 나와 있다.
차량 한 대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인 HPV(Hour Per Vehicle)가 해외 7개 공장과 국내를 통털어 국내 공장이 가장 길었다. 다시 말해 가장 짧은 미국 공장은 대당 14.7시간이 걸리는 반면 국내에서는 무려 26.8시간으로 거의 두 배나 걸렸다.

  현대차 체코 공장의 HPV는 2014년 말 15.1로 나타나 현대차 공장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 공장의 HPV는 매년 개선되고 있다.    
  또 다른 생산성 지표인 ‘편성효율’ 역시 체코 공장은 92% 수준이나 국내 공장은 50%대 후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성효율은 생산 라인에 적정한 인원이 배치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체코 공장에서는 92명이 일하면 충분한 라인에 100명이 투입됐다는 이야기고 국내 공장은 50여명이면 돌아갈 라인에 100명이 모여 일한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현대차 해외 공장의 노동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높은 근무 집중도와 노사가 함께 하는 유연한 생산라인 조정, 탄력적인 인원 조정 등의 결과다. 그러나 사사건건 노조가 간섭하는 한국 내 공장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바닥 수준인데 노동비용은 높다는 지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OECD가 올해 초에 발표한 2012년 기준 한국 근로자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구매력평가지수(PPP)를 적용할 때 30.4달러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28위에 그쳤다. 1시간의 노동력을 투입해 30.4달러 가치의 상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미국은 65.1달러, 프랑스 60.6달러, 독일 59.2달러는 물론 일본의 40.3달러에도 크게 뒤진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기는커녕 최근 더 퇴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2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전년 대비 2.9% 감소해, 전체 회원국 중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가장 크게 낮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 일본, 독일은 각각 0.9%, 0.4%, 0.5% 올랐다.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헝가리, 터키, 폴란드, 에스토니아, 칠레, 멕시코 뿐이다.

  낮은 노동생산성은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촉진하는 요인이고 국내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이다. 우리의 자동차, 가전업체 등 유수한 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을 세우고 있고 미국의 GM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생산량을 줄이려는 것도 궁극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낮은 탓이다.

  낮은 노동생산성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돼버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근무 방식으로는 일자리는 물론 기업 자체의 생존조차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더 엄격한 근로 태도와 분위기, 노동 윤리를 정립해 생산성 향상에 매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비용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엄청난 수준까지 상승해 있다. 여기에 노동생산성마저 낮은 수준에 맴돈다면 우리의 미래는 보장 받을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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