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실현, 급락 가능성 제한(?)
또 무너졌다. 그래도 속도는 우려보단 빠르지 않다. 물론, 하락으로 $5,700 선이 깨지긴 했지만, 급락은 피했다고 본다. 지난 19일 전기동 가격은 전일 대비 1.44% 하락한 $5,666.5에 마감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아니다. 이번에도 중국과 그리스다. 중국 내 상황이 더 나빠졌다기보다는 기대한 소식이 없다는 게 불안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거기에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시마저 폭락하며 우려를 심화시켰다. 시장에서는 중국 증시의 버블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우려가 심화됐다. 그리스가 6월을 넘기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부가되며 디폴트 가능성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지난주 그리스 은행들의 예금 인출 가속화에 따라 ECB는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대출 한도를 859억유로로 18억유로 증액했다. 지난주 그리스에서는 42억유로 규모 예금이 인출됐고, 금요일 당일만 12억 유로 규모의 예금이 인출됐다.
지난주 하락을 이끈 건 투기적 포지션으로 보인다. 당장 LME 포지션 추이를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만 보더라도 그렇다. CFTC 투기적 순 포지션 추이를 보면 매수/매도 모두 증가하긴 했지만, 매도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투기적 매도 포지션 급증이 지금의 하락세를 심화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목해야 할 건 지난주 LME 전기동 미결제약정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포지션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청산이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추세를 볼 때 매도가 아닌 기존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스프레드와 비교하면 매수 포지션이 청산된 건지, 매도 포지션이 청산된 건지 확실치 않다.
한때 31까지 기록했던 전기동 현물-3개월물 스프레드(Cash-3M Spread)가 지금은 크게 줄어 금일 17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미래의 전기동 가격의 가치와 현재 가격과의 차이가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상황은 근월물 매수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매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기존 매도 포지션이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크다.
일단은 포지션 추이를 고려해 볼 때 기존 매도 포지션에 대한 차익 실현 물량들이 쏟아져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결제가 줄고 스프레드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와 같은 움직임이 추세 변화의 신호가 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 문제가 막다른 길에 도달한 상황, 디폴트가 아니라면 지금 매수하는 게 최선이다.
상해도 추세를 피할 순 없었다. 지난주 상해 재고가 감소했음에도 가격은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말을 기점으로 상해 재고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수입 감소와 성장 둔화 우려로 심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상해 전기동 현물 프리미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반 이상 하락한 $60 아래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하는 런던 가격으로 런던-상해 간 차익 거래 기회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최근월물 기준으로 런던-상해 간 가격 차는 지난 19일 $265 수준(중국 증치세 17% 차감할 경우)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차익 거래 기회에도 중국 당국의 파이낸싱 규제에 따른 대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굳이 파이낸싱 딜이 어려운 자국 내 창고를 이용하지 않고, 인근 아시아 지역 창고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그리고 실제 중국 인근 아시아 창고들의 재고가 감소를 멈추고 증가하고 있다.
결국은 그리스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새로운 합의안을 들고 다시 협상에 나섰다. 차선은 없다. 유로존에 남든지, 아니면 떠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일단은 자국 내 여론은 유로존에 남는 걸 더 원하는 상황이다. 남는다면 절호의 매수 기회지만 떠난다면 지금이라도 끝내야 한다.
귀금속
금은 금리 인상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신중한 입장과 그리스 우려를 발판으로 3주 고점 부근에 머물며 주간으로 2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달러 반등은 금 상승세를 제약했다.
금 현물은 뉴욕장 후반 온스당 0.91달러 내린 1,200.01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전일 1.3% 전진, 5월 중순 이후 최대 하루 상승 폭을 기록한 뒤 이날은 한산한 분위기 속에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금은 또 주간으로는 1.8% 올랐고 이는 한 달래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8월물 종가는 온스당 1,201.90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