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수출 悲, 세계 수출 喜
중국 인민은행은 11일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폭인 1.86%로 기습인하하고 12일에 또다시 1.62% 대폭 낮췄다. 중국이 이틀 연속으로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平價切下)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환차손 등을 우려한 외국 자본의 대거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3.5%정도의 평가 절하로 수출경쟁력을 제고하는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아 중국의 평가 절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對中 수출은?
중국은 우리나라 제1의 수출시장으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25%에 달하고 우리나라가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이를 가공 수출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위안화 절하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좋아지면 우리나라의 대중 중간재 수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조 2025’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소재 산업의 경쟁력 우위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중국 경기가 살아나도 대중 수출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론도 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음·식료의 경우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고 운송과 화장품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줄어들어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부문 정도만 중국 경기 호전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 세계 수출은?
중국 위안화와 우리나라 원화는 그동안 '동반 등락(騰落)'하는 커플링(coupling, 동조) 현상을 보여 왔다. 위안화 환율이 상승한 12일에도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90.8원으로 급등하며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업종의 경우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
수출 비중이 90%가 넘는 조선업종이 그 대표적인 예로서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선종(船種)이 적고 기술과 품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위안화 평가절하로 원화 환율이 계속 오르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중국 포함 해외 수출 비중이 높고 위안화∙원화 동반 평가절하 시 일본 엔화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상당한 수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