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 체질 개선 기회를 살리자

철강시장 체질 개선 기회를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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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0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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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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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우리나라는 3,230만톤의 철강재를 수출하고 2,270만톤을 수입했다. 순수출 규모는 960만톤이었다.
세계 2위 철강국인일본의 순수출 규모는 3,460만톤으로 수출 4,130만톤, 수입 670만톤에 불과했다. 이중 우리나라 제품이 390만톤에 달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일본 철강시장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고가 시장이다. 그럼에도 수입 비중은 극히 낮다. 특히 다른 국가와 달리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일본 철강사들은 내수 시장에서 적정 가격을 유지하면서 가동률을 확보하고 비교적 쉽사리 수익을 내고 있다. 우리 철강사들로서는 그야말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본의 철강재 수입 특성에 대해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이 분석 보고서를 냈다. 제목은 ‘중국산 철강제품이 힘 못 쓰는 일본 철강시장의 특성과 시사점’이다.

  포스리는 우리나라가 중국 철강재의 가격, 물량 파상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중국산이 맥을 못 추고 있다며 법적·제도적 장벽보다도 장기간 형성된 공급망(Supply Chain)의 폐쇄적 관행들이 자연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일본 철강업계 및 수요산업의 특성, 거래 관행, 유통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건설업의 경우 외국 철강업체가 JIS를 취득해도 발주자가 수입산을 배제하는 관행이 있다. 또 자동차의 경우 높은 기술장벽과 함께 일본 철강사 제품 집중 구매 관행과 까다로운 납품 조건 등이 수입재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상사(商社)들은 철강 제품의 생산-판매 조정 기능뿐만 아니라 수입재에 대한 견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철강시장은 거래의 지속성, 안정성을 제공하는 반면 외부 진입을 차단해 고원가, 고품질 구조로 진화한 반면 우리나라는 최종 수요가들의 저가격, 효율성을 중시한 구매 문화가 수입재 확산에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포스리는 현재 철강산업의 본격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므로 이를 유통업체의 기능 고도화, 대형화 등 유통시장 선진화 추진의 기회로 삼아 한국적 철강 유통 모델의 진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철강 공급망 선진화에 대한 업계의 공감대가 필요하며 국내 철강사들은 거래의 장기 지속성을 우선 고려한 마케팅 정책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은 국내 철강시장의 체질을 강건화 할 수 있는 자주 오지 않는 기회다. 그러므로 주요 철강사,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시장 리더들은 우선의 매출과 이익 확보를 위한 전술보다는 고객의 신뢰 회복, 개선을 바탕으로 내수 유통 채널 강화 및 거래의 장기 지속성을 우선한 전략을 수립,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내 철강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고 다시 살리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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