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중단 다수 동참…가공단가 현실화 발판 세워
13일 조합 이사회 통해 공식입장
철근가공업계가 지난 1일부 시행했던 납품중단을 잠정 철회했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단가현실화를 향한 ‘희망가’는 계속해서 부르겠다는 의지다.
가공업계에 따르면 40여 가공업체는 5일 0시를 기점으로 그동안의 납품중단을 철회하고 거래처인 건설현장에 공급을 재개했다. 이는 납품중단에 따라 거래처의 피해를 계속해서 누적시키는 것은 가공업계가 추구하는 상생 방향과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가공업계는 철회를 잠정적으로 결정한 만큼 향후 계획 역시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3일 이사회를 개최해 납품중단에 대한 잠정 철회안과 함께 제강사 및 건설사를 상대로 한 가공단가 협상 및 집회 여부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세현)은 이번 잠정 철회라는 결과를 놓고 가공업계의 단체행동을 실패로 규정지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정세현 이사장은 “가공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많은 업체들이 납품중단에 동참했던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한다”면서 “지금도 가공단가 현실화를 위한 과정에 있고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 단계씩 나아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조합과 가공업체 대표들은 지난달 30일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3개사와 가공단가 인상 요청 관련 비공식 협상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제강사와 가공업계는 현실적인 가공단가 인상 수준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지난해 수주 물량의 단가 인상 소급 적용에 대해서는 제강사가 난처함을 드러낸 상황이다.
정 이사장은 “우선적으로 조합을 통한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이 마련돼야한다”며 “이사회 소집 후 향후 행동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제강사에 가공단가 협상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근가공업계는 3년 전 같은 사안으로 풍파를 겪었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업계가 더 큰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현재 납품중단은 잠정 철회했지만 가공업계는 3년 전과 달리 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가공단가 현실화에 한 발 더 다가가겠다는 목표다.
한편 가공업계가 지난달 3일 제강사와 건설사에 요청한 가공단가는 톤당 4만5,000원(SD400~500 기준)이다. SD500~600 강종의 경우 톤당 5만2,000원이며 토목용은 톤당 5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로스율 적용은 건축용이 3%, 토목용이 3~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