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역량이 절실한 상황이다

외교적 역량이 절실한 상황이다

  • 철강
  • 승인 2016.05.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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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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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냉연강판(CR)에 대해 무려 265.79%의 반덤핑(AD) 관세를 부과하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또한 정부 보조금에 대한 벌칙성 과세인 상계관세(CVD)도 무려 256.44%를 추가로 부과해 이번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한 무역구제 관세는 무려 522.23%에 달하게 됐다.

  이번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한 미국의 무역구제조치는 예상과 기준을 뛰어넘는 높은 수준이다.
사실 해당 기간 미국 냉연강판 수입 시장점유율은 중국이 31%, 한국이 9.3%, 일본 5.2% 순이다. 2위인 우리나라는 지난 3월 예비판정 시 6.9%의 비교적 낮은 덤핑률을 받은 바 있다. 물론 오는 7월 최종 판정이 나와야 하겠지만 일단 우리에게 비교적 우호적 입장을 보이는 속내도 충분히 고려해야만 할 일이다.

  한편 지난 4월 18~19일 브뤼셀에서 열린 OECD 철강위원회와 고위급 회담 이후 미국의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가 상당히 강화되는 분위기다. 당시 미국 대표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에게 작금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가치를 일깨우고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미국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 등 파트너들과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원인과 그 해소를 위한 중심에 중국이 있음을 직접적으로 지적한 일이다.

  이번 OECD 철강위원회에 참가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분위기가 몹시 험악했다고 전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의 수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고 이에 중국이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강에 있어 본격적인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그 본격적인 서막이 이번 냉연강판 사례가 아닌가 판단된다. 
철강 무역에 있어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국의 입장을 반반씩 나눠가진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의 편을 들기도, 미국 쪽에 서기도 모두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고구려의 장수왕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토와 주변국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가졌던 때가 고구려요, 그 중에서도 장수왕 시절이다.

  광개토대왕은 정벌을 통해 영토와 국력을 확장한 정복왕의 대명사다. 반면 장수왕은 외교와 무역을 통해 국력을 키우고 입지를 다진 치세의 왕이다. 중국의 남북조 등과 교류와 외교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남하정책을 통해 백제, 신라를 아우름으로써 동북아시아의 패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고구려 이후에도 반도라는 지역 특성상 우리나라가 번영하고 안정된 시기는 모두 중국, 일본과의 외교, 무역이 빛을 발했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철강 무역전쟁에서도 우리의 균형 잡힌 외교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 그리고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세계 정치 경제 시장의 변화가 우리에게도 보다 더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외교적 역량을 요구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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