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매력적인 소재
-2017년 철강 수요 소폭 증가..인도 및 아세안 철강 수요 뒷받침 할 것
-중국 구조조정 긍정적으로 평가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인 에드윈 바송 박사(Dr. Edwin Basson)는 금융계에 수 년간 몸담았다. 1994년 남아프리카의 이스코(Iscor Ltd.)를 시작으로 철강업에 뛰어든 그는 이스코가 미탈스틸(Mittal Steel, 현재 아르셀로미탈)과 합병했던 2004년, 일반 마케팅 전략 책임자 자격으로 유럽으로 건너갔다. 2006년 부터 세계철강협회에 합류하기 전인 2011년까지 그는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마케팅 및 무역정책, 구매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2011년,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에 부임했다.
에드윈 바송 박사는 프리토리아 대학(Pretoria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4년부터 1990년까지 동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현재 세계 철강 산업의 최전선에 위치한 에드윈 바송 박사에게 세계 철강산업 전망과 중국 구조조정 등 철강 산업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에 대해 물었다.

Q.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 WSA)는 지난 2016년 10월 연례회의에서 2017년 철강 수요가 소폭 증가 할 것이라 전망했다. 철강수요의 증가 요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A. 단기적으로 철강 수요를 전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요인은 중국 경제다. WSA는 2014년 중국의 철강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그를 대체할 성장 동력이 사라진 것으로부터 글로벌 철강 수요 모멘텀이 크게 약화됐다고 본다. 또 철강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 기대됐던 신흥 개발도상국에서조차 철강 수요 증가가 더디게 진행됐고 이에 더해 선진국의 석유 및 원자재 가격의 하락, 지정학적 외부환경의 불안정성, 글로벌 무역 약화 및 개혁 부족 등으로 전세계 철강산업은 수요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7년 역시 중국 철강 수요가 기적적으로 증가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중국 철강 수요는 여전히 미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계적 관점에서 보면, 2016년 세계 철강 수요는 바닥을 통과했으며 2017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17년 한 해는 철강 수요가 긍정적인 성장을 보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인도 및 아세안 국가와 같은 신흥 아시아 경제의 탄력성과 선진국의 미미하지만 꾸준한 경제 환경 개선이 뒷받침 할 것이다. 또 라틴 아메리카 등지의 상황도 낙관적이다.
그러나 주지할 것은 이 성장세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위에 언급한 다소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세계 철강 산업 환경은 선진국(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Brexit) 등)과 개발도상국(높은 부채와 지정학적 불안성)으로부터 기인하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 속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Q. 트럼프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창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미 강력한 수준으로 무역구제를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트럼프의 당선으로 글로벌 철강업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A. WSA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에 대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기 어렵다. 단지, WSA는 WTO의 규칙을 존중하며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지지한다. 글로벌 철강 시장은 매년 16억톤이 넘는 철강을 사용한다. 이중 4억 5,000만톤 가량이 무역 거래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철강산업은 매우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산업이라 볼 수 있다. 각국은 타당한 이유를 들어 자국의 철강시장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WSA는 가능한 한 자유롭고 공정한 철강 시장이 세계 경제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Q. 철강수요는 앞으로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며 사양화를 걷고 있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미래학자 토머스프레이(Thomas Frey)는 앞으로 몇 년간이 철강산업의 전성기가 될 것이며 이후도 낙관적이라 전망했다. 이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어떠한가?
A. 토마스 프레이의 견해는 앞으로 수년 내에 수행될 수 많은 메가 프로젝트들이 앞으로의 철강산업을 견조하게 지탱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향후 20년간 우리는 지속적으로 도시화 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예상하기로는 이 과정에서 1억에서 1억5,000만명의 사람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 도시화는 대부분 현재 개발도상국으로 간주되는 국가에서 일어나게 될텐데 물과 하수도, 대중교통과 운송시스템 등을 위한 기본 인프라 시스템 구축, 즉 메가 프로젝트가 이 과정에서 생겨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WSA는 토머스 프레이의 관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주지해야할 것은 철강이 지속가능한 현대 사회를 만드는 데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난 15년과 비교해서 철강 수요 증가율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수년간 철강 수요는 낙관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 본다. 물론 토마스 프레이가 언급한 메가프로젝트에 철강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지만 이 뿐 아니라 우리 생활에 철강이 뗄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도 중요하게 인식돼야 한다. 철강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거의 모든 사물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모든 가구들에서 우리는 철강을 발견한다. 대부분의 차량 및 기타 운송 장비 등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철도, 도로, 수도 시스템 등은 물론 산업 기계의 기초가 되는 것도 역시 철강이다. 철강은 강도와 성형, 경량 모두를 충족시키는 놀라운 산업 재료다. 가장 완벽한 점은 수명이 다한 후 재사용과 재활용이 쉽다는 점이다. 이러한 재료적 측면에서 철강의 강점으로 미래에서도 철강은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라 확신한다.

Q. 중국은 철강업 구조조정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철강 생산량 감축 목표가 조기 달성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의 생산량 감축은 단지 ‘좀비’기업을 제거하는 작업으로, 세계 공급과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존재한다. 중국 구조조정에 대해 평가해 달라.
A.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향후 5년간 1억에서 1억5,000만톤의 철강 생산 능력을 감축하겠다는 부분으로, 중국 정부는 2016년 4,600만톤의 설비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상당히 급진적인 계획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이 목표를 사실상 달성했으며 이 결과는 중국이 5개년 계획의 남은 목표도 무리없이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끔 한다.
중국 정부 주도의 산업 구조조정은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이 변화한 것에 기인한다. 중국 경제는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 단계를 이미 지났다. 물론 2017년에도 연간 5%가 넘는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는 지난 10년간 무려 10%에 달하는 경제 성장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미비하다.
경제 성장률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철강 수요 역시 감소했고 중국 철강 산업 구조조정은 중구구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됐다. “좀비기업”을 없애는 과정 역시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 계획은 단순히 이들 “좀비기업”의 폐쇄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현재 세계 철강 산업이 비용 절감, 신기술 적용, 국제 경쟁력 유지 등을 위해 끊임없이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글로벌 철강업계는 극도의 경쟁력과 투명성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모든 철강 업체들은 변화하는 시장 및 경제상황에 계속해서 적응해 나가야 한다. 이 지점에서 중국 철강산업의 변화 과정은 기본적으로 다른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중국 산업의 규모가 더 클 뿐이다. 차이점은 단지 그 것뿐이라 생각한다.
Q.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철강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A.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세계적으로 연간 16억톤 가량의 철강이 사용된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는 이중 65%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아시아 철강 시장의 건전성은 세계 철강 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오늘날 아시아 철강 생산 업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효율적인 생산업체들 중 하나다. 그들은 새로운 제품을 생산해내고 공정을 발전시킨다. 그러므로 아시아 철강산업은 앞으로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며 2017년 아시아 경제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말했지만 강력하고 경쟁력있는 아시아 철강 산업은 역시 강하고 경쟁력 있는 세계 철강 산업에 매우 중요하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 한국의 철강 산업은 이미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 예상한다. 세계 전반적인 흐름에 맞추기 위해 한국 철강산업 역시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산업 조정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철강산업의 역사는 한국 철강산업은 이미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모든 기술과 능력을 갖췄음을 시사한다.
Q. 철강금속신문 독자들에게 한 마디.
A. 철강은 현대 경제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일 뿐 아니라 우리 생활에 밀착된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유연하고 활용도가 높은 소재다. 철강은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반영구적인 소재다. 재사용하기에 유용하고 성형이 쉬우며 강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 외에도 철강 생산과정은 환경친화적이며 비용적인 면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가진다. 만약 건강하고 경쟁력있는 철강산업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현대 사회는 지금만큼의 발전과 생활 수준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다가오는 미래에도 철강은 사회 발전을 위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