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뿌리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 황병성
  • 승인 2017.11.22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의 무분별한 정책으로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경영자들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3D 업종이라는 불명예를 덮어쓰면서도 제조업 경쟁력 근간을 형성하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그들의 공을 우리는 무시할 수 없다. 자동차에서 전자, 기계, 조선, 건설 등 어느 곳 하나 뿌리산업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의 뿌리를 든든하게 지탱하는 뿌리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대우받으며 당당한 대한민국 경제 일원으로 살아가야 할 그들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최근 2~3년간 자동차, 조선 등 전통적인 수요산업 부진과 대기업의 해외 이전 등으로 불황에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세계 10대 수출국 중 최고라고 보도되고 있지만 뿌리 업계는 남의 일이다. 아직 그들의 현실은 동토의 땅이다.

그들이 처한 경영 환경을 들여다보면 기가 차다. 최근 뿌리산업 중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금형조합의 설문조사가 그들의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인력난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 추진이 경영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발목을 잡는 원인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 70% 이상 조합원사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해 앞으로 험난한 경영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그들은 최저임금 인상 시 첫째 ‘임금구조 개편’을 지목했으며 둘째 근로시간 조정, 셋째 신규 인력 미채용으로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의 질을 향상하겠다는 정부의 근로 개혁이 ‘고용 위축’이라는 역기능을 불러올 수 있음을 이 설문이 잘 말해 주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이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불러오고, 뿌리 기업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공정 하도급 거래도 이들에게는 깊은 상처로 자리한다. 설문 응답 32%의 조합원사가 피해를 보았다고 응답했다. 피해를 본 응답사의 절반 이상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수시 발주 및 단 납기 요구와 잦은 설계변경 등의 불공한 거래를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당한 피해를 보고도 벙어리처럼 입을 닫아야 한다. 물량 축소 등 보복 조치가 두려운 ‘을’의 입장인 이들은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뿌리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열거하면 산처럼 높다.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인력 수급 문제는 해결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규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운 데 숙련기술자 구하기는 그야말로 로또 맞추기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어도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중병에 걸린 환자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만 있을 뿐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튼튼한 뿌리가 필수다. 힘이 있다 하여 힘이 약한 자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면 뿌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업의 딱한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정부 정책은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이러고도 우리 경제가 도약의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기대한다는 것은 한참 잘못된 생각이다. 뿌리산업이 밑바탕이 되어야 함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