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 황병성
  • 승인 2018.01.2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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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즈의 철강 전문가 15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철강 공급과잉 주범인 중국의 올해 조강생산이 0.6%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철강 관련 세계 공적(公敵)이 된 중국 생산량 전망에 전문가들이 반색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눈앞 효과보다는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더욱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전 세계 조강생산량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시장 입김은 크다. 그들이 세계로 쏟아낸 물량은 공급과잉을 불러왔다. 이로 말미암아 가격 폭락의 부작용으로 글로벌 철강 시장은 황폐해져 갔다. 이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은커녕 자유 시장 논리로 처신하는 그들에게 세계는 반덤핑 폭탄을 안기며 대응했다. 저가를 앞세운 무차별 공세에 많은 철강업체가 위기에 직면하면서 생존을 위해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독불장군 처신으로 일관하던 중국이 결국 세계의 압박에 굴복하며 자정 노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노후설비와 유도로 폐쇄 등의 구조조정 노력이 그것이다. 여기에 겨울철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철강생산 제한, 건설작업 통제도 공급과잉 해소에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 수출이 감소하면서 타 국가의 시장 균형 및 내수가격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노력은 올해 미국 철강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로드 베드로스 HCF인터내셔널 어드바이서는 미국의 생산량이 올해 3.4%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탈블리틴 알리에스 램지는 2년간의 불황을 뒤로하고 미국 철강사들이 실적이 개선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도 생산량이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 아직 이르다. 공급과잉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증가 폭이 둔화하지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도 수출 공세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곳곳에서 수입규제 다툼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여전히 공적(公敵)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국내 철강 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시장을 중국에 30% 이상 내준 업계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규제받은 중국산 철강재가 봇물 터지듯 국내 시장으로 유입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반덤핑 등 무역구제책도 대안이 될 것이다. 아울러 불법·부적합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단속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철강은 각종 수요산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경제 활동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철강 가격 변동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중국의 조강생산 증가세 둔화는 글로벌 철강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가격 상승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업체들의 경영 개선에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올해 철강 산업은 짙은 구름만 드리운 것이 아니라 틈새로 햇볕도 비친다. 이것이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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