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산업용 전기요금 왜곡 심각
“산업용, 아무리 많이 써도 요금 동일”

공영방송, 산업용 전기요금 왜곡 심각
“산업용, 아무리 많이 써도 요금 동일”

  • 뿌리산업
  • 승인 2016.10.11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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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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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라디오 전국일주 진행자 “가정용 누진제 문제”
‘산업계 전기사용’원인 취지 발언…열처리 업계 ‘발끈’

“산업용 전기는 아무리 많이 써도 동일한 요금이 적용됩니다.”

7일 경남 밀양과 창원 출장을 마치고 귀경하는 본지 엑센트 차량이 중부내륙고속국도 경남 칠곡을 구간을 달릴 쯤 차 안에 퍼진 말이다.

이는 KBS1 라디오의 ‘라디오 전국일주(오후 2시30분∼3시57분)의 진행자의 말로,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공영방송의 진실 왜곡이 극심한 것이다.

열처리 업종의 경우 공정 특성상 365일 24시간 기기를 가동해야 한다. 삼흥열처리 공장 전경. 정수남 기자

같은 진행자는 앞서 “가정용 전기는 6단계의 누진제가 적용돼, 전기를 많이 쓰면 쓸 수록 과도한 요금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방송 등 언론 매체가 여론 형성에 영향력이 큰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발언으로 국가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제조업의 위축을 가져온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라디오 전국일주 진행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적게 사용하나, 많이 사용하나 항상 동일한 요금 체계를 적용받는다고 이날 밝혔다. 한국전력이 이를 보전하기 위해 가정용에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게 산업계 분석이다.

11일 한국금속열처리협종조합(이사장 주보원)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기 사용량의 57%는 산업용이, 나머지가 농업용, 교육용, 가정용 등이 각각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전기 부족 실정을 감안해 한국전력은 여름철 3개월과 겨울철 4개월 간 산업용 전기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할증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보원 이사장이 경영하는 삼흥열처리의 경우 지난해 7개월 동안 전기요금 할증액이 9억3851만원으로, 지난해 할증 비적용 연간 전기요금(33억3000만원)의 28%를 차지했다. 삼흥열처리의 지난해 전기 요금 42억7000만원으로, 같은 해 전체 매출(212억원)의 20%를 기록했다.

◆한전, 산업용에 7개월 간 할증…전기요금 최대 매출 비중 70% 육박

할증을 제외하면 이 회사의 전기 요금은 15.5%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증이 낮아진다. 이는 열처리 업계 매출대비 전기 요금 평균인 30∼35%보다는 낮지만, 원재료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타 산업군 보다 현저히 높은 것이다.

게다가 한전은 가정용의 경우 누진제로 1단계부터 6단계까지 기본 전력 사용량을 정하고 이를 넘어가면서부터 누진세가 붙지만, 산업용의 경우 연간 사용량 가운데 최고치를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매겨진다.

한전이 최대 사용량을 기준으로 전력 공급 체계를 갖추고, 예비 전력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산업용의 경우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달에도 과도한 기본요금으로 애로가 많가는 게 주 이사장 설명이다.

실제 8월 국내 한 열처리 업체는 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같은 달 전기요금으로 4000만원(66.7%)을 납부했다. 대전에 위치한 대창열처리(대표 김시언)의 경우 월 매출의 50%가 전기요금이다.

여기에 정부는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과 겨울철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산업용에 하루 두차례 전원을 모두 차단토록 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 이사장은 지적했다.

열처리 업계의 경우 기기를 멈추면 제품에 불량이 발생하기 때문에 1년 365일 24시간 기기를 가동해야 한다. 현재 삼흥열처리가 현대자동차 파업 등 업황 난조에도 불구하고 주야간 12시간씩 2교대 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이유다.

라디오 전국일주 담당자가 본지에 보낸 휴대폰 문자 메시지.

이에 대해 주보원 이사장은 “비합리적인 산업용 전기 요금 체계로 열처리 업종은 고충이 많다”면서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 부처에 업종의 공정을 잘 아는 전문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용 전기료 합리화를 위해 최근 국회 산업통산자원부위원회 의원들을 만나 업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며 “정부가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우선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는 같은 날 #9730으로 라디오 전국일주에 ‘산업용 전기도 연중 7개월 간 할증 요금이 붙고, 기본 요금도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산업용 역시 과도한 전기요금으로 애로가 많다’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라디오 전국일주 담당자는 ‘어디서 방송 듣고 계세요? 계신 곳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라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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