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업을 위한 박통의 용단을 기다리며…

뿌리기업을 위한 박통의 용단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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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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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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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맞은 연말이라 조용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

사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는 연말과 함께 맞는 성탄절을 위한 캐롤을 길거리에서 좀체 들을 수 없다.

이는 경기 침체가 상시화 됐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세계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금 모으기’ 등의 시민운동으로 우리는 2011년 8월 4여만에 IMF(국제통화기금) 관리 체제를 벗어났다.

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고통스러울 정도의 구조조정 등으로 상당한 감량에 성공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성장은 더디기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로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갈 곳을 잃은 종이배 신세로 전락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나라는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로 2011년 세계에서 9번째로 교역 1조달러를 돌파하는 등 선방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교역 실적은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사상 최고를 기록한 국제 유가에 불구하고 나온 것이라 그 의미하는 바가 컸다.

우리나라의 교역 1조달러 행진은 2014년까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가 IMF 이후 경제 기초 체력이 다소 건전했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우리 경제의 장밋빛 호조세는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 정책이 실종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교역은 1조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는 달성이 일찌감치 물건너 간 상태다.

앞르로가 더 문제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모두 멈춰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뿌리주간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정만기 1차관은 “올 연말까지 정상적인 정국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예년의 경우 주요 기업들은 3분기 말이면 익년 경제전망과 함께 경영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올해는 국내외 정세 불안으로 아예 수립 자체를 포기한 기업이 허다하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기업이 이럴진대 뿌리기업 등 중소기업은 더 하다. 자칫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오죽하면 현재 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고(故) 법정 스님은 ‘무소유’를 당신의 수행 원칙으로 삼았다. 무소유라 함은 ‘아무 것도 갖지 않은 게’ 아니라, 자신과의 ‘인연이 다 하면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박 대통령이 모든 것을 국회에 맡기겠다고 대(對) 국민 사과문을 29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사과문에서 “백번이라도 사과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은 ‘도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 ‘퇴진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박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대통령 직에 대한 인연이 끝난 것을 알고 하루 속히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말이다.

후세가 그를 나라 경제와 국민 고통을 덜기 위해 과감하게 용퇴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수 있게 말이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 1998년 1월 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동대문운동장 역(현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 이르는 3㎞ 지하 상가에 빼곡히 몸을 누인 노숙자들이.

이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넥타이에 양복을 차려 입고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사무실에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던 샐러리맨들이었다.

박통의 용단을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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