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외이사 손에 달렸다"
포스코, "사외이사 손에 달렸다"
  • 정하영 기자
  • 승인 2018.04.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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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과 우려했던 일이, 제발 반복되지 않았으면 했던 일이 기어코 현실이 되고 말았다.

포스코 회장의 중도 하차가 바로 그것이다. 권오준 회장이 최근까지도 적극적인 경영의지를 보여 왔는데 갑자기 스스로 사퇴하겠다는 것은 정치권의 외압설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경영실적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회복했는데 갑작스러운 사퇴는 외압이 없었다는 권 회장의 말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현재의 정부가 적폐(積幣) 청산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가장 큰 적폐라고 할 수 있는 민영기업의 수장을 정치권이 좌지우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했다.

또 포스코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제도를 가진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집중투표제, 회장과 이사회 의장 분리, 전원 사외이사들이 주도하는 회장 선임 절차 등 그 제도를 만든 것이 현 정권 실세 중 한 사람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회장이 정권 교체와 함께 중도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기대와 바람에도 불구하고 결국 포스코 회장은 중도 하차하고 새로운 인물이 회장에 오르게 됐다. 지난 23일부터 새로운 회장을 뽑기 위한 CEO승계 카운슬이 가동되고 있다.
이제 정치권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적폐를 끊어낼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새로운 회장 선임에 절대 관여하지 않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비록 이번에는 못했지만 다음 정권에서 회장이 중도 하차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포스코 회장 자리를 ‘정권의 몫’ 내지는 ‘권력의 측근’이 앉는 자리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쳐야 한다.

철강산업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 상황이다. 이 위기를 여하히 극복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발전이 좌우될 그런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경력과 능력이 부족한 이가 낙하산식으로 회장에 선임된다면 철강산업, 나아가 제조업, 경제의 불행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안정된 조직 아래 전문성과 경영의 연속성을 갖추고 장기적이고 글로벌한 전략 수립과 추진이 가능한 이가 리더가 돼야 한다.

그 일을 맡은 이들이 바로 이사회와 CEO후보추천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이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리드하는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 진정 능력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것이 사외이사들에 주어진 가장 크고 중요한 임무다.

그 임무를 다할 기회가 이제 목전에 주어졌다. 정치권과 정부의 외압에 굴하지 말고 진정 대한민국 철강산업, 포스코를 끌고 갈 능력 있고 열정을 가진 이를 잘 선별해내야 한다. 그것에 대한민국 철강산업, 미래가 달려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 세계 철강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명언(?)’을 다시 한 번 새기고 싶다. “철강을 갖지 못한다면 나라를 갖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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