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의 과제와 포스코 회장
철강산업의 과제와 포스코 회장
  • 정하영 기자
  • 승인 2018.05.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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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조 문제, 남북경협 가능성도 있지만 국내 철강금속 업계가 처해 있는 상황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국과 일본의 경쟁력 강화가 가장 두려운 일이고 그것은 구조조정과 구조개편으로 집약된다.

일본은 고로업계를 2강1중(NSSMC, JFE스틸, 고베제강)으로 구조개편을 마무리하고 있다. 전기로 제강사들의 경우는 M&A와 폐쇄를 통한 통합, 대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11년 37개였던 일본 전역의 보통강 전기로 제강사는 최근 29개로 줄었다.

중국은 8천~1억톤 규모의 초대형사 3~4개, 4천~5천만톤 급의 대형 철강사 5~8개, 그리고 특수강 등 전문업체와 중소업체의 비중을 각각 20% 미만으로 하는 구조를 2025년까지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가 나서고 있다. 비효율 노후 설비 폐쇄와 새로운 경쟁력 있는 설비로의 대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철스크랩 발생량 증가와 전기로 위주의 증설 역시 그 한 축이다. 

결국 우리도 구조조정과 구조개편을 서두르지 않으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생존하기 어렵게 된다.
구조조정의 기본 방향은 2016년 9월 말 발표된 정부의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정책 자료에 명기돼 있다. 공급과잉인 강관, 후판, 철근, 형강 부문의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그 요체다.

하지만 그 이후의 움직임이 정부나, 협회, 업계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 결론적으로 중국과 일본은 발 빠르게 움직이는데 우리의 진행은 더디기만 하다. 심지어는 구체적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의 방향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최근 일부에서는 남북경협의 진전에 따라 앞서 언급한 품목들 위주로 수요가 증가될 것이므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북경협에 기대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다.

구조조정과 사업개편의 중심에는 정부가 있어야 한다. 정부가 키를 잡고 구조조정과 개편의 어젠더와 포맷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위한 첫 번째 작업은 철강산업의 장기 비전(Big Picture)을 제시하는 것이고, 핵심은 장기 수급전망이 될 것이다.

채권단(금융권)에 의존할 경우 말 그대로 채권 회수에 1순위를 둘 것이 확실하고 이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과는 별개의 일이 될 수 있다. 아주베스틸 사례가 비근한 예로 볼 수 있다.
우리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또한 중요한 일은 내부 생태계, 다시 말해 상하공정 업체들 간의 신뢰와 협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극단적 예로 하공정 업체(냉연, 강관 등)들이 소재를 수입하지 않고 국내 상공정 업체(포스코, 현대제철)들 제품을 사용하면 연간 1천만톤의 수입을 줄일 수 있다. 당연히 수출을 그만큼 줄여도 가동률은 유지되고, 또 그만큼 통상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임될 포스코 회장은 한국철강협회 회장도 겸임하게 된다. 다시 말해 업계 맏형이다. 부디 포스코 만이 아니라 국내 철강산업 전부를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 뽑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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