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가격 인상과 파업의 상관관계
후판 가격 인상과 파업의 상관관계
  • 정하영 기자
  • 승인 2018.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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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철강업계 리더 포스코와 조선업계 빅2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포스코는 호조지만 조선 빅2는 지난 분기에 이어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국내에서는 제조업의 성숙기 진입으로 철강 수요가 정체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수입규제 심화가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철강업체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가 거둔 우수한 경영실적은 말 그대로 경영환경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원가절감과 마케팅에 전 임직원들이 혼연일체로 노력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다른 어느 철강사보다 우수한 경영실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난항 중이다. 성격상 지금까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 적은 별로 없지만 이번에는 특히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우선 철강사들은 후판 생산 3사가 모두 후판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조선용 후판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일반용 후판은 톤당 12만~15만원 인상한 반면 조선용은 5만원 인상에 그쳤다. 이번 기회에 무너진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조선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조선사들은 지속되고 있는 경영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양측이 모두 나름대로 옳은 주장이고 어려움은 십분 이해된다. 해결 방법으로 과거를 반추해 보는 것이 누가 더 옳은가 판단할 수 있다. 

국내 후판 시장이 어려워진 것은 철강사들의 후판 설비 증설, 중국의 생산능력 대폭 확충에다 세계적 조선 수요 감소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최종 투자 결정은 물론 해당 기업의 책임이다.
하지만 이를 요청하고 부추긴 것은 조선사와 정부다. 그런 조선사들이 후판이 공급과잉 되자 저가 중국산을 들이대며 가격 인하를 종용했다. 수급이 안정되고 중국산 수입이 줄어든 최근에도 조선용 후판 가격은 일반용 대비 훨씬 낮은 수준이다.

후판 가격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단협 협상에 이어 파업에 돌입하고 있다. 다른 조선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 임금 인상과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파업으로 하루 평균 83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 24일까지 피해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00억원에 달한다.
파업에 의해 발생한 매출 손실과 기타 손해는 바로 원가상승 요인이다. 후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올리면 연간 100만톤의 후판을 쓰더라도 불과 500억원이다. 후판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이 파업 앞에 말 그대로 무색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철강사들의 안정적인 경영에 안정된 노사관계가 바탕이 되고 있음을 조선업체 노사는 귀담아 들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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