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의 상징, GE 몰락의 교훈

美 제조업의 상징, GE 몰락의 교훈

  • 철강
  • 승인 2018.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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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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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GE가 뉴욕증시 30대 기업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된 지 111년 만에 퇴출됐다. 2001년 잭 웰치가 물러날 때 60달러였던 주가는 17년이 지난 지금 5분의 1로 줄어들었고 이제 별 볼 일 없는 회사로 전락했다.

잭 웰치가 이끈 20년 동안 GE의 시가총액은 120억달러에서 2000년 4,500억달러로 증가해 1등 기업이 됐다. 세계 최대 복합기업이자 제조업의 ‘아이콘(우상)’으로 떠올랐다. 잭 웰치는 물러날 즈음 ‘경영의 신(神)’으로 추앙받았다.

제프리 이멜트 시절부터 GE의 몰락이 가시화 되었지만 사실은  잭 웰치 회장의 전성기 시절부터 GE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잭 웰치가 제조기업인 GE를 금융 복합기업으로 바꿔놓았다. 말로는 핵심 제조업, 서비스업, 기술을 핵심 경쟁력이라고 했지만 당시 GE 이익의 절반 이상이 금융회사인 GE캐피털에서 나왔다. 탁월한 경영 전략과 혁신, 생산성 향상에서 경영성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금융에 집중 투자한 덕에 올린 착시효과였던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GE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사주 매각과 정부 대출로 간신히 살아남았다. 이멜트는 2009년 NBC를 팔았고 2015년에는 GE캐티펄의 자산 90%를 매각했다.
2017년 이멜트의 후임으로 CEO에 선임된 존 플래너리 역시 항공, 발전, 재생에너지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복합 경영에서 탈피해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의료 부문 분사에 이어 유전장비 업체 베이커 휴즈 지분도 내놨다. 가전부문을 중국의 하이얼에 팔았고 부진한 전력 사업에서는 무려 1만2천명을 감원했다.

GE의 몰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첫째, 문어발식 기업 확장의 폐해다. 웰치 시절 제조업 본연을 망각하고 미디어, 부동산, 금융 등으로 다각화한 것이 화근이었다. 금융위기로 캐피털의 인수합병과 투자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회사 운명은 사실상 결정됐다.

둘째, 성공에 도취돼 변화를 게을리 했다. 끊임없는 혁신만이 경쟁력 유지의 비결이라는 교훈을 잊었다. 금융을 앞세운 웰치의 확장 전략은 2000년대 미국 주택 버블 등으로 한계에 봉착하고 있었다. 금융위기 이전에 사업을 정비했다면 재앙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셋째, 변신의 타이밍을 놓친 점이다. 삼성 이병철 회장은 기업이 잘 나갈 때 변신하는 것이 경영의 요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GE는 몇 번의 변곡점을 놓치면서 경쟁력을 되살릴 기회를 놓쳤다.
한국의 기업,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금속 기업들도 변화와 혁신이라는 도전을 계속 받고 있다. 지금까지 철강금속 기업의 기술혁신과 변화의 속도는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고 이에 적응아닌 적응이 돼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AI와 스마트 팩토리의 거칠고 빠른 물결은 철강금속 기업에도 예외는 아니다.

또 다른 GE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혁신과 속도에 적응해야 한다.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빠르고 강도 높은 파괴적 혁신을 주저해서는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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