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철강산업, 순환경제 전 과정 사고 관점에서 환경성을 봐야

(기고문) 철강산업, 순환경제 전 과정 사고 관점에서 환경성을 봐야

  • 철강
  • 승인 2019.03.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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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곽종헌 기자 jhkwa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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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원 안윤기 상무

우리는 철을 원료로 또는 소재로 만든 제품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일터, 안식처인 아파트, 그리고 자주 건너는 다리의 기본 골격이 강재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냉장고, 세탁기, 편리한 이동수단인 자전거, 버스, 자동차 등도 철을 주요 소재로 만들고 있다. 이렇듯 산소나 물처럼 철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소재이며, 소재 측면에서 인류는 여전히 철기시대에 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안윤기 상무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게 되면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의 주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석탄 사용을 줄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석탄(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철강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는 가까운 미래에 철강산업의 생산활동도 가급적 줄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철강산업에 대한 이 같은 시각은 적절한 것일까? 특히 저탄소, 친환경을 지향하면서 자원과 에너지 등 총자원 사용량 증가시키려는 순환경제 시대에도 유용할까? 이에 대한 답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즉, 철강 생산과정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철강산업이 환경에 일정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연료·원료 채굴, 조달, 생산, 판매 및 재활용 등 제품을 중심으로 철강산업의 모든 활동 특히 철강제품이 연관산업의 환경개선에 미치는 개선을 종합한 전과정적사고(Whole Life Thinking) 시각에서 보면 철강산업은 여타 제조업 대비 매우 환경친화적일 수 있다.

현재 산업활동에 대한 평가도 가동률, 생산효율 등 공정중심 분석과 함께 투입 연·원료 등 전방산업 효과와 후방 수요산업에 대한 효과를 동시에 고려한 산업연관 분석이 점차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는 산업의 환경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전과정적사고 관점과 유사하다.

실제 유럽을 중심으로 ‘70년대 후반부터 사후적관점의 평가를 보완하여 제품중심으로 모든 경영활동의 환경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기법이 새롭게 개발되었다.

국제표준기구(ISO)는 이를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의 환경성 검인증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EU도 전과정적 사고를 반영한 ‘제품통합원칙(IPP, Integrated Product Policy)’선언 후, 8대 법규를 적용중이며, 나아가 철강산업을 포함한 다수의 업종을 대상으로 전 과정 검인증제도를 20년을 전후하여 적용을 추진중이다. 그리고 OECD는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전과정적 사고에 기반한 국가 간 교역통계를 수년전부터 축적해 오고 있다.

국제사회의 흐름을 고려할 때 철강산업에 대한 환경성 분석결과도 생산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제품생산의 전과정적사고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실제 일부 연구결과를 보면, 철강은 경쟁소재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또한 친환경적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확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자체 무게를 10kg 감소시킨다면 연료효율은 2.5% 개선되며, CO2와 NOx를 각각 4.5%. 8.8%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철강제품 생산단계의 온실가스 기여도는 15%~30%이고, 사용단계에서 70~85% 수준이라는 Wrold Auto Steel 분석결과와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철강재의 긴 수명으로 건물인프라, 기계, 자동차 수명을 각각 약 50년~100년, 10년~20년, 15년 등 오래기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경쟁소재 대비 불순물 제거가 쉬워 재활용성이 매우 우수하다.

이처럼 제조, 사용, 폐기 등 전과정적사고 관점에서 철강재는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다. 특히, 풍부한 철광석 매장량과 철강재 생산과정의 산출물인 슬래그는 시멘트를 대체할수 있을뿐만아니라 비료로도 활용되어 농산물의 생산량증대에도 기여하는 등 철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순환경제 시대의 산업경쟁력은 경제적 수익성과 함께 환경의 건전성 특히 재활용성 등 사회적가치를 종합 평가하는 ‘지속가능경쟁력(Sustainable Competitiveness)’ 에 의해서 영향을받을 것이다.

따라서 일부에서 제기된 "철강산업은 공해산업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은 철강업이다"는 식의 인식과 주장은 사후적 관점 등 제한적인 분석에 근거하고 있으며 또한 전과정평가라는 과학적 분석에 의해서 보완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의 한 면만을 강조한 주장은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이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의 경량화 40% 이상 기여한 철강업계의 경량화 및 환경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새로운 전과정사고 관점에서 이해한다면 순환경제 시대에도 철은 산업의 쌀로서 위상을 바뀌지 않을 것이며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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