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청암재단의 ‘포스코히어로즈펠로’ 선정
포스코청암재단의 ‘포스코히어로즈펠로’ 선정
  • 황병성
  • 승인 2019.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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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청운에 꿈을 안고 일본으로 유학을 갔던 이수현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교역과 문화교류에서 확실한 제1인자’가 되기 위한 것이 그의 유학 동기였다. 그는 목표를 이루고자 학업에 열중해 매번 최고 성적을 올렸다고 한다. 또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오쿠보역 앞 PC방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도 했다.

그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로 가기 위해 신오쿠보역에서 전철을 기다렸다. 그때 술에 취한 일본인이 선로로 추락했다. 이것을 본 그는 재빨리 선로로 뛰어들었다. 근처에 있던 일본인 한 사람도 선로로 내려와 취객을 구조하려고 도왔지만 빠르게 진입하는 열차를 피하지 못하고 결국 세 명 모두 목숨을 잃었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아침 ‘한국 유학생 일본을 울리다 … 일본인 구하려다 숨져’(동아일보), ‘Korean Who Died Trying to Save Japanese Man Becomes Hero’(LA타임스), ‘당신의 용기, 잊을 수 없습니다’(마이니치신문) 등 내·외신 언론이 다퉈 그의 의로운 행동을 대서특필했다. 국내외에서도 그의 의로운 죽음을 안타까워 하며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아카몬카이 일본어 학교에 마련된 추도식에는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와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 등 정계 인사들을 비롯해 천여 명이 넘는 일본 국민들이 참가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한국인 유학생이 얼굴도 모르는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장기 불황과 이기주의가 만연했던 일본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일본 각지에서는 그를 위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이 모였고, 일본 정부는 ‘목배’ 훈장까지 수여 했다.

찰나의 순간 그의 행동은 판단이라기보다는 목숨을 구해야 한다는 본능이 먼저 작용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행동이었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절실한 의지가 앞섰다. 당시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동해표기 문제 등 복잡한 한일 관계를 넘어서는 그의 행동에 폭풍처럼 애도의 물결이 일어난 것은 당연했다.

18년 후 국내를 살펴본다. 마치 18년 전 이수현이 환생한 것처럼 한 의로운 행동이 사회 귀감이 되고 있다. 파도에 휩쓸린 피서객을 구한 포항북부경찰서 임창규 경위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7월 6일 포항 북구 송라면 화진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20대 남녀 2명이 여울성 파도에 휩쓸린 것을 보고 튜브를 빌려 바다에 뛰어들었다. 약 50m를 헤엄쳐 남성을 구조해 튜브에 매달리게 한 뒤 다시 10m 떨어져 있던 여성의 팔을 당겨 물 밖으로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한다.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는 소박한 말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공직자 중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그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자신의 안위보다 위험에 처한 사람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일반인들은 또 몇 명이나 될까? 그의 행동이 빛나 보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의로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청암재단이 그를 ‘포스코히어로즈펠로’로 선정한 것은 아직 국가와 사회 정의가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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