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反日) 보다 극일(克日)에서 생각하자
반일(反日) 보다 극일(克日)에서 생각하자
  • 에스앤엠미디어
  • 승인 2019.08.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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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한국산 수출제품 규제 확대 조치에 국내 산업계가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시끄럽다. 여기에 누구보다 소신 있게 처신해야 할 정부와 정치권이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있어 안팎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외교적인 문제를 감정으로 풀려고 하면 답이 없다. 이성적인 토대 위에서 냉철하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만이 국익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8월 2일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우대제도인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에 한국이 빠지면서 규제 범위가 첨단소재, 전자, 통신 등 1,100여 개 품목으로 확대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대일무역 비중이 적은 철강 업종은 아직 영향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감시를 통해 효율적인 대응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한 것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 분명히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성적인 대응보다 감정적인 대응으로 이 문제를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 갔다.

현실적인 문제를 들여다보면 화이트리스트에 빠지면서 입게 될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존폐의 기로에까지 몰리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반일(反日)보다는 극일(克日)에서 생각했어야 했다.

속 쓰리지만 우리는 일본의 경제력을 인정해야 한다.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을 인정하지 않고 애국심의 프레임에 갇혀 상대한다면 극일(克日)은 요원할 뿐이다. 당연히 실사구시(實事求是) 입장에서 생각했어야 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보는 것과 같은 실험과 연구를 거쳐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을 통해 정확한 판단과 해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실사구시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다.

한술 더 떠 상식을 벗어난 정치인들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 사회관계망을 통해 반일을 자극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에 더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불거진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내용의 여당 보고서는 공분을 사고 있다. 선거를 위해 국가 경제와 안보마저 인질을 삼는 듯한 모습을 보며 날 선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등산하다 길을 잃었을 때 잃은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의 한일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보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양국의 갈등이 위안부 합의와 징용 문제 등 역사 문제 범위를 벗어나 이제 안보의 영역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 된 원인을 찾아보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아쉽게도  힘과 규모의 경제가 무기가 되어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그러하고 일본이 그러하다. 억울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들이 훼방을 놓으면 우리는 당하는 수밖에 없다. 외교적 수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도쿄를 찾았던 한국 의원들에게 일본 측이 신뢰 관계가 회복되면 다시 화이트 국가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발 양보해서 미래에 큰 것을 얻는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반일보다 극일이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조치는 한때 우방이었던 상대를 너무  무시하는 것이다. 잘못을 고개 숙여 사과하는  독일을 왜 본받지 못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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