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는 산림 훼손에 왜 말이 없는가?
환경단체는 산림 훼손에 왜 말이 없는가?
  • 황병성
  • 승인 2019.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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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미디어 디자인센터장

제철소 고로 블리더 개방 문제로 세상이 씨끌했다. 지자체가 가동 중지 등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일촉즉발 위기까지 갔었다. 다행히 우려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제철소는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이 문제는 제철소가 고로 블리더 개방 시 안전밸브를 통해 내부 가스와 분진 등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했다고 환경 시민단체가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제철소 측은  대체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가동 중지 명령은 지나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자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환경부가 중재에 나섰다. 철강업계와 지자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오염물질 배출과 기술적 대안이 없다는 제철소 주장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다. 

사실 이 문제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환경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발단됐다. 시민단체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집단이다. 정부와 관련 없는 기구라는 뜻에서 NGO(Non-Government Organization)라고 부른다. 몇몇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취지와는 거리가 먼  활동을 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조사 결과 블리드 밸브는 종전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는 블리더 밸브에서 배출되는 주요 오염물질인 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기 보수 작업절차 및 공정개선을 시행하고 환경부는 블리더 밸브 개방 시 불투명도 기준을 설정하고 배출되는 먼지량을 사업장의 연간 먼지 배출 총량에 포함해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환경 시민단체의 주장이 너무 앞서 갔다는 것이 입증됐다.

또 다른 환경 이슈인 태양광 문제를 들여다보자.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탈 원전을 표방하며 대안의 하나로 태양광과 풍력 등을 장려했다. 정부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원전을 배제한 원인은 친환경을 내세운 시민단체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렇다면 태양광은 친환경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눈으로 확인한 것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1970년과 1980년대에 걸쳐 녹화사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전쟁으로 민둥산이 된 곳에 나무를 심기 위한 국민적인 운동이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전 국토는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푸르게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 전국의 산하가 태양광 사업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나무를 베어내고 태양광을 설치하는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을 내세운 태양광이 환경을 훼손하는 데 앞장서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환경 시민단체가 이 문제에 입을 닫고 있다. 조그마한 사안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들이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산비탈을 깎아 산림을 훼손하기 때문에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집중 호우 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미명(美名) 아래 전 국토가 신음하고 있다. 당연히 환경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문제 제기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원전을 버리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주장한 그들이 할 말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들이 주장한 태양광 사업을 자신들이 나서서 비난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기에 싫었던 모양이다. 이러한 단체들을 사회 이익을 대변하는 시민단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태양광 사업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더욱 기가 찬다.  

한전이 상반기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전력 구매에 2조5,332억원을 썼다고 한다. 1년을 추정하면 5조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전이 상반기에 9,285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이것을 보전하려면 결국 전기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오게 생겼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줄도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더해 태양광 모듈 점유율이 중국산이 지난해 27.5%로 급상승했다. 올해는 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 업체들의 배만 불려주는 기막힌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포기한 원전이 미국서 최고 기술 인정을 받았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형 경수로 APR1400 원전이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이것은 미국 내 건설·운영을 허락하는 일종의 안전 확인 증명서이다. 한국의 뛰어난 원전 기술력과 안전성을 본고장인 미국이 인정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전기가 들어갈 수 없는 오지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신청만 하면 다 허가해 주는 느슨한 규제가 문제이다. 국회가 이것을 막지 못한다면 시민단체라도 나서서 막아야 한다.  하지만 본분을 망각한 그들에게서는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국토가 더 황폐해 지기 전에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뾰족한 수가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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