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알루미늄, 전화위복(轉禍爲福) 모범 사례 되길 바란다

광양알루미늄, 전화위복(轉禍爲福) 모범 사례 되길 바란다

  • 컬럼(기고)
  • 승인 2019.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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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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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속마음을 얼굴에 잘 나타내지 않는다고 한다. 표정만 없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도 무표정의 습관이 배어 있다. 중국인은 일할 때 언제나 여유 있게 하며 서두르는 법이 없다. 일을 빨리하면 결국에는 손해 본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의 이익이 생길 때까지 끈기 있게 뜸을 들이며 기다리는 것이 그들의 본성이다. 그러나 금전이 본인과 관련된 경우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을 빨리 성사시키려고 한다. 

그들의 만만디 뒤에는 무서운 전략이 감추어져 있다. 국내 동종 업체 및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성사되지 않을 것 같은 중국 밍타이알루미늄 한국 법인 광양알루미늄이 세풍산단에 착공식을 했다. 착공식이 열리는 날에도 순천시 해룡지역 주민들은 몸싸움을 불사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치열한 반대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결국 400명 고용 창출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말았다. 

중국 밍타이알루미늄이 국내 진출을 반대한 것은 주민들이 주장한 환경문제만이 아니다. 중요한 핵심은 고율 관세로 미국 수출길이 막히자 우회 수출기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의혹이 짙었다. 아울러 수출 시장에서 통상마찰 등으로 향후 2~3년 이내에 국내 알루미늄 기업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주요 논지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국내 업체들의 반대 목소리는 연기처럼 소멸돼 버렸다. 

더불어 광양시민들을 대상으로 밍타이의 끈질긴 설득에 넘어간 것으로 생각한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4일간의 중국공장 시찰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 하루면 될 시찰을 4일간 했다는 것은 중국인의 속내가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저들의 전략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시민들의 반대를 무마시킬 외유성 시찰이었다는 여론이 그것이다.

공식적인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 순천시 해룡지역 주민들의 억울한 목소리도 이해 간다. 주변이 전체적으로 공해에 노출되어 있는데 광양까지 알루미늄 공장을 세우면 공해는 더 심해진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살고 싶어서 이 짓거리를 한다”며 분통을 터트리는 주민의 말이 일리가 있다. 혹자는 너무 이기주의적인 생각이 아니냐고 몰아붙인다. 하지만 생존에 관한 문제이니 무작정 이기주의로 몰아 갈 수도 없다.  

2019년 12월 9일 광양알루미늄이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호중 대표는 “광양알루미늄을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에너지 절약, 스마트 공장의 모범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풍산단의 외국 1호 투자기업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듯이 감시의 눈길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려했던 환경문제가 불거지면 들불처럼 일어나는 민심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화가 바뀌어 복이 된다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우선 미국 수출 우회 공장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 보여야 한다. 아울러 광양경제청 관계자의 말처럼 세풍산단 활성화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주민들의 반발과 관련해 더욱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장 건설에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고 회사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상황이 되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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