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M&A의 길(9) - “기업은 자식이 아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야 한다”

성공적인 M&A의 길(9) - “기업은 자식이 아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야 한다”

  • 컬럼(기고)
  • 승인 2019.12.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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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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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원제이드 어드바이저리재무자문사 대표
제이드 어드바이저리 재무자문사
유상원 대표

모 기업이 어려워져서 사업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 이때 전문경영인이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사업부를 매각하여 그 회수대금으로 차입금을 줄이고자 했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생각이다. 이때 해당 기업의 대주주가 “자식이 아프다고 버릴 수 있느냐”라고 했었다. 이때 내부에서 “기업은 애완동물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던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는 종종 회사의 모든 사업을 경기 상황이 어려움에도 다 끌고 갈려는 상황을 자주 접하다가, 모두가 다 같이 어려워지는 사례를 무수히 본다. 어떤 대주주는 경기야 늘 부침이 있으므로 그때마다 인수와 매각을 빈번하게 하기 보다는 긴 안목으로 우직하게 가는 것이 맞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단 그 상황이 적절하다는 전제하이다. 배에 물이 새면 수리할 것인지 배를 버릴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침몰해가고 수리가 불가능하면 장렬히 배와 함께 가라 앉는 것이 정답이 아니다. 그것은 영화 속의 멋진 장면일 뿐이고, 배에 탄 수많은 선원을 생각하면 최대한 실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재무적 투자자만 매각(exit)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 투자자도 더 절실하게 투자를 할 것인지 매각할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 ‘전략적 = 장기적’이 아니다. 필요하면 추가로 타 사업을 붙일 수도 있고, 분리할 수도 있으며, 사업 추가나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조기에 추가 증자 같은 재무적 투자자가 못하는 툴을 쓸 수도 있다.

그럼 언제 매각 타이밍을 잡을 것인가? 우리가 어떤 사업의 방향을 정할 때 3가지, 확장(development), 현상유지(hold), 매각(exit)으로 나눈다. 필자의 경험상 재밌게도 대부분의 경영자는 ‘현상유지’를 고집한다. 일단 ‘당분간’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곁들이곤 한다. 현상유지의 원래 취지는 확장이던 매각의 방향성으로 가기 위한 사전단계이지, 나름의 독립적 단계가 아니다.

즉 확장 이전 현상유지와 매각 이전현상유지가 있을 뿐이다. 결국 내가 확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정하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매각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애매하게현상유지하는 동안 해당 사업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결국 시장의  시각이 부정적이게 된 상황에서 매각을 뒤늦게 해봐야 매각이 안 되거나, 현저히 낮은 가치로 눈물을 머금고 팔게 되는 것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이전보다는 스마트하게 인수업무를 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잘 파는 사례는 흔치 않다. 물론 자식 같은 기업 또는 사업부이기에 쉽지 않다. 그러나 오랫동안 주도권을 유지한 분야도 환경과 기술의 변화로 급격한 부침을 겪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시대에 따뜻한 인정, 막연한 기대 또는 근거 없는 고집으로 사업을 하면 너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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