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코로나바이러스 잡아야 국민이 살고 국가도 산다”

(기획특집) “코로나바이러스 잡아야 국민이 살고 국가도 산다”

  • 철강
  • 승인 2020.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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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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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중국에서 발원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 발병 원인과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 철강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 코로나19 이야기 : 발원지 두고 설왕설래(說往說來)

코로나19 폭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충격을 넘어 공포로 실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월 28일 오후 6시 현재 국내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섰고, 사망한 사람도 13명이나 된다. 문제는 감염이 수그러들지 않고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각종 괴담과 음모론이 가세하며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는 이미 사스, 메르스를 넘어선 상태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 동남아, 유럽 이탈리아까지 감염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중국에 대해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의 무분별한 식습관이 문제를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종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은 야생동물 고기를 별미로 여기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날고기가 거래된다고 한다. 현지를 방문했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노점 형태인 이 시장에는 박쥐, 여우, 오소리, 뱀, 악어, 도롱뇽, 쥐, 고슴도치 등 수십 종의 야생동물이 판매된다고 한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각종 세균이 온상 하기도 쉬운 환경이다.

이러한 불결한 환경에서 거래된 박쥐로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3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국립 생물안전연구소를 진원지로 의심한다. 현재 이곳은 중국 내에서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다룰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소는 2017년 개소 당시 학술지 네이처는 “고의든 실수든 실험실에서 병원균이 유출되면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추측일 뿐 투명해야 할 중국 정부가 벙어리처럼 입을 닫고 있다. 그들의 폐쇄성에 분개할 수밖에 없지만, 전문가들이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에브라이트 교수는 “신종 코로나19의 게놈과 특징을 살펴보면 바이러스가 인간에 의해 조작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새롭게 출현하는 질병은 대부분 자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진솔한 해명이 필요하지만, 그들은 각종 의혹을 부인하기에만 급급하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에 이르면서 바이러스 독성도 더욱 강해졌다. 이미 코로나19바이러스 사망자 수가 훨씬 추월한 것이 이것을 증명한다. 신종 코로나19의 확산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번 사태도 사스와 메르스처럼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더 많은 신종 바이러스와 미생물이 지금도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자연을 파괴한 인간에게 원죄를 돌린다. 그중에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빙하가 해빙되고 대형 산불과 홍수의 발생, 가뭄 등으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가 급속히 파괴됐다. 그 서식지에 쫓겨나며 각종 스트레스를 받아 감염에 취약한 상태에서 인간과 더 가깝게 접촉한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된다는 것이다. 경고를 무시하면 재앙이 닥치는 것은 순식간이다. 예방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 코로나19와 경제 진단 : 경제 피해 190조원 예상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세계 경제가 입은 피해는 400억 달러(약 47조원)로 추산된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국 각지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유가는 폭락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은 연쇄 충격을 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신종 코로나19가 가져올 경제적 피해는 사스 때의 네 배인 최대 1,600억 달러(약 1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이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국의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9%에서 5.4%로 낮췄고 스위스 금융기업 UBS도 6%에서 5.5%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19가 3월 말까지 일단락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2020년 1분기 중국 경기가 크게 하락하고 2·3·4분기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20년 말까지 지속될 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입장인 이웃나라의 잠재적 경제 혼란과 중국에 의존하는 수요 감소를 계산하면 현재 2.3%인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2%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장이 멈춰서면 타국에도 큰 영향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발 경제 충격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는 한국이다. 한국은 대(對)중국 부품 수출액이 GDP의 10% 달한다. 중국 공급체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반대로 자동차 등은 오히려 중국 부품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문제로 중국 부품사가 가동 중단이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가동 중단으로 이어졌다.

대부분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19 골든타임을 1분기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안에 잡으면 경제 영향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피터 부크바 블리크린 자문그룹 최고운영책임자는 “신종 코로나19가 1분기 경제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바이러스는 봄에 진압될 것이고 중국 경기도 반등할 것으로 본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더불어 지난해 1단계 무역 협상을 마쳤던 미·중 관계는 순탄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합의를 위해 2,000억 달러(약 236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향후 2년간 추가 수입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중국의 현 상황을 고려해 미국 정부가 기한을 늘려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극심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선택은 한 가지밖에 없다. 강력한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언제든지 이행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자국 내 기업은 물론 중국에 의존하는 이웃나라 기업의 바람이기도 하다.
 
 ■ 코로나19와 국내 철강 산업 진단 :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 대비해야

코로나19가 심화하자 철강업계 대응 수준도 ‘격상’으로 높아졌다. 문제는 철강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다. 다행히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장기화하면 걱정이다.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면 그 영향은 고스란히 국내 시장에 미칠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가격을 제때 인상하지 못해 경영이 악화한 철강업체들이 올해도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이 된다. 중국 내에서 수요가 줄면 저가 제품이 국내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많은 경남북 소재 철강업체들의 어려움이 피부에 와 닿고 있다. 실제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지역 성서공단 공장 조업률이 60%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특히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소재를 공급하는 철강업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을 위해 2조 원의 자금 지원책을 내 놓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공장 직원 중 확진자라도 나오면 더욱더 큰일이다. 공장을 폐쇄하고 방역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일정 기간 격리돼야 하고 그 외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실제로 자동차 부품업체가 확진자가 발생해 공장이 휴업에 돌입하자 울산 현대자동차 라인 하나가 가동이 중단된 상황까지 발생했다. 자동차사에 연계물량을 공급하는 철강사 또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철강 산업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부분도 있다. 단기적인 현상이겠지만 수입이 줄며 국내 시장에 중국산 영향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현지 공장 가동 중단과 방역으로 인한 항만 선적 지연 등으로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적기에 공급받지 못해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냉연판재류 업체들이 판매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잡히고 중국이 정상화된 이후 발생한다. 공급이 넘치는 제품이 저가를 무기로 또다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쟁 관계인 수출 시장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미 품질에서 우리를 다 따라잡은 중국산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경쟁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불확실성이 쉽게 걷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전염병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쉽게 예단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한 명부터 시작한 확진자가 2월 27일 현재 2천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향후에도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다행히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 나온다면 사태를 잠재울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확신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철강 산업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상황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중국 현지 상황과 국내 수요산업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며 각종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태가 장기화하고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감산 등을 통한 공급조절 등의 적극적인 대응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정부도 현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금융 분야 정책적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업계는 신수요 창출을 위한 성장 동력 확보에도 더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업계 대응 -

⊙--- 포스코는 코로나19를 심각 단계로 인식하고 출장을 최소화, 인구 밀집 지역 경유 금지, 사내 휴양시설 및 후생시설 임시 휴관 등을 시행 중이다.  대구 거주자와 방문자에 대해서는 환자의 동선이 일치하면 재택근무 조치를 하고 제철소, 포스코센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하루 2회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3월 2일부터 포스코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2교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7일부터  2개조가 격주로  3월 6일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미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임산부·기저질환자의 심리적 부담도 최소화하려는 취지도 있다. 본사 1층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회의나 회식, 출장, 모임, 행사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다.

⊙---동국제강은  2월 세 번째 주부터 본사와 공장 등 사업장에서 외부 인원과 접견을 제한하며, 임직원의 출장을 미루는 방침을 시행 중이다. 지난달 24일 이후는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 한국철강협회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 지침을 회원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현재는 향후 전개되는 상황을 보고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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