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업계 구매 전략에는 ‘相生’은 없다

수요업계 구매 전략에는 ‘相生’은 없다

  • 철강
  • 승인 2020.08.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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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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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위기 극복과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산업 간 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주요 산업들은 더욱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 코로나 정국의 슬기로운 극복과 함께 새로운 환경 변화에 선제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또 현안 극복 방안의 하나로 산업간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후방 산업 간의 상생협력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한 솔루션 활동 등을 함께하면서 효과를 거두는 사례들이 늘어나지만, 진정한 의미의 상생 관계 구축은 아직 멀게 만 느껴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철강업체는 심각한 수준의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경영환경 변화와 더불어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지난 2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유례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감산 전략까지 동원하면서 코로나 극복에 주력해오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수요산업 침체 영향으로 판매 감소와 더불어 수익 악화를 피하기 어려웠다. 더욱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시의 적절하게 반영시키지 못하는 비탄력적 가격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이다.

특히 비중이 높은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등에 공급되는 주요 철강제품 가격은 구매력이 강한 수요업체들의 영향력으로 인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대형 수요업체들의 가격 인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수입제품 사용을 늘리겠다며 가격 인하 압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는 사업구조조정과 감산, 원가 및 비용절감 등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무시한 채 일시적으로 지난 2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됐다는 이유로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2분기 주요 건설사들의 경영실적이 철강업체들에 비해 매우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 식으로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가전사들은 제품 가격 인하를 관철시켰다. 원자재 상승분을 제품에 적용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적자 판매가 불가피한 공급업체들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구매파워를 앞세워 납품 가격을 인하했다. 

조선사들도 계속적으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일본산 구매는 늘리면서도 국내 제품 가격은 인하를 요구하는 비상식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비싼 수입제품 사용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국산 제품을 늘리는 것이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적인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는 구매 전략을 펴고 있다.

겉으로는 산업 간 고통 분담과 협력을 통해 상생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면으로는 여전히 자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운 채 이를 관철시키려는 압력만 행사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상생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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