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보다 무서운 세금
코로나19보다 무서운 세금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0.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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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물어간다고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아이가 ‘곶감’ 소리에 울음을 딱 그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처럼 우리는 예로부터 백성을 괴롭히거나 백성들의 삶에 큰 어려움을 끼치는 일들을 흔히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일컬어왔다. 요즘 말로 하면 일종의 ‘끝판왕’인 셈이다. 

공자(孔子)의 일화 중에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이 가혹한 정치(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라는 이야기도 있다. 

세상이 어지럽던 춘추시대 말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을 지나는데 어떤 부인이 묘지에서 곡하며 슬픔에 젖어 있었다. 공자가 이에 제자 자를 시켜 그 연유를 알아보았다. 그 부인은 옛날 그녀의 시아버지가 호랑이한테 죽었고, 그녀의 남편도 호랑이한테 죽었는데, 일전에는 그녀의 아들조차 호랑이한테 죽었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험한 산속을 떠나지 않고 살고 있는지 물으니, 부인은 “그래도 이곳은 가혹한 정치가 없어서 산다”고 대답했다. 이에 공자는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거나 재물을 억지로 빼앗아 백성들을 괴롭히는 가렴주구(苛斂誅求)가 호랑이에게 해를 입는 호환(虎患)보다도 무섭다는 뜻이다. 

최근 만난 한 업체 대표의 고민도 ‘세무조사’였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일상이 길어지고, 직장을 잃거나 월급이 깎여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도 많다. 더군다나 제조업계는 세계적인 셧다운과 경기 침체 속에 감산이나 구조조정이 일상화되고 있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에도 세금 부담은 멈추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호랑이보다, 코로나19보다도 무서운 것이 ‘세금’이 된 것이다. 이 업체 대표는 세무조사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세금은 당연히 내야 하는 것이고, 의무적으로 받는 정기적인 세무조사는 내가 사업을 합법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다는 일종의 ‘인정’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세무조사로 일상적이지 않은 부담까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누구에게도 반갑지 않다. 당분간 세무조사 유예나 절차 간소화 등 코로나19보다 무서운 세금과 관련한 정부와 세무 당국의 배려가 무엇보다 절실한 순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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