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아야 할 죽음의 외주화
막아야 할 죽음의 외주화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1.05.19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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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한 외주 하청 업체 노동자였던 고(故) 김용균 씨가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스물네 살의 짧은 삶을 마감했다. 김용균 씨의 죽음 이후, 외주 하청 업체 노동자에게 위험한 작업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이른바 ‘김용균법’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외주 하청 노동자들의 빈번한 죽음은 ‘김용균법’ 제정 이후에도 ‘위험의 외주화’와 이에 따른 청년들의 죽음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평택항에서는 지난달에도  고(故) 이선호 씨가 산재 사망 사고로 채 피지 못한 젊음을 마감했다. 혼자서 위험한 발전소 컨베이어 벨트를 살피다 죽음을 맞은 김용균 씨. 역시 혼자서 예정에도 없던 지시에 따르다가 300㎏ 철판에 깔려 숨진 이선호 씨. 올해 초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이러한 죽음을 막을 대책으로 꼽히지만 내년 실행을 앞두고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김용균 씨는 겨우 3일 교육을 받고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업무에 홀로 투입됐다. 이선호 씨는 아버지가 작업반장으로 있는 인력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뿐이다. 이처럼 제대로 된 교육, 적절한 안전 규칙과 적정 인원 투입 등의 기본적인 안전 수칙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많은 산업 현장에서 우리의 젊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작업들에 오늘도 끊임없이 투입되고 있다. 

이선호 씨의 아버지는 고작 일당 10만원인 신호수 한 사람만 세웠어도 아들 선호 씨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절규했다. 결국, 모든 것은 인력과 예산이라는 비용의 문제로 귀결된다. 

죽음의 외주화 문제에서도 역시 가장 큰 것은 비용이다. 기업들이 지금처럼 위험한 일을 하청이나 특수고용 형태로 외주화하면서 비용 절감을 하는 방식만을 고수한다면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는 위험한 산업 현장은 하청에 또 재하청에 속한, 가진 것도 없고 대항력도 부족한 우리 젊은 청년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일부 사용자 단체에서 중대재해법을 사장하고 개악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오히려 노동계에서는 중대재해법이 누더기가 됐다고 우려한다. 무엇보다도 산재 사망이 이처럼 끔찍하게 이어지고 있고, 여러 산업 현장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목숨을 담보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제정된 법은 최대한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용균법도 막지 못한 위험의 외주화, 중대재해법이든 중중대재해법이든 그 무엇으로라도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지키겠다는 사회적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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