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탈(脫)탄소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된 구리, 니켈, 코발트 등 주요 금속 원자재 가격 강세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더불어 그린플레이션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가 더욱 강화되면서 주요 주요 금속들의 공급난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 랠리로 이미 주요 금속들은 수퍼싸이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 상당기간 구조적인 상승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주요국들이 친환경 정책을 더욱 가속화하면서 관련 금속들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친환경차인 전기차가 가장 이슈로 떠올랐고 배터리 소재인 코발트와 니켈, 리튬 등의 관련 금속들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친환경 인프라 조성을 위한 투자 확대는 앞으로도 주요 금속들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향후 30년간 모든 분야에서의 관련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어 수퍼싸이클이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농산물, 금속 등의 원자재 가격이 10년 이상 상승하는 추세를 수퍼싸이클이라고 하는데, 과거 원자재 가격의 수퍼싸이클은 3차례 정도 있었다. 1970년 초반 1, 2차 오일쇼크에 따른 공급 이슈가 나타나면서 형성됐었고 1980년~90년 후반에는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는 신흥국들의 등장과 정보기술(IT)의 본격화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대세 상승한 바 있다. 

또한 가장 최근에는 2000~2010년 기간에는 중국 중심의 브릭스(BRICS) 경제 성장으로 인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강하게 상승한 바 있다. 이러한 세 차례의 수퍼싸이클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다시 회복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친환경 이슈와 더불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과거에 비해 기술력 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공급확대 속도가 수요를 빠르게 따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탄소중립이라는 이슈로 공급 능력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철강 및 비철금속 등의 산업에서는 탄소 중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체제의 구조적인 전환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기술도 개발 단계에 있고 광산개발 등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등 늘어나는 수요에 바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앞으로의 수퍼싸이클 상황은 글로벌 최대 이슈인 탄소중립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철강 및 주요 비철금속, 희유금속 등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기도 하는 등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제품들의 가격도 다시 상승, 기업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국내 전반적인 대부분의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산업 간, 기업간의 갈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납품단가 등을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단기적인 문제 해결도 시급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퍼싸이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