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항균銅 성능 주목 … 무연황동 신합금 개발 추진

코로나19로 항균銅 성능 주목 … 무연황동 신합금 개발 추진

  • 비철금속
  • 승인 2022.12.02 05:30
  • 댓글 0
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銅조합, 中企 성과공유형 공통기술 개발사업 추진 중

경제성·내구성·친환경성 갖춘 합금소재 보급 목표

재료硏 등과 협업 진행 … 신동업체 기술 이전 추진 

 

한국동공업협동조합(이사장 조시영)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한 2022년도 성과공유형 공통기술 개발사업 기관으로 선정됐고, 이후 철저한 과제 기획을 통해 지난 9월부터 향후 24개월 동안 진행되는 기술개발 과제를 최종 수주했다. 

조합이 정부 또는 기관이 발주하는 연구개발 과제를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합이 조직된 지 십수년이 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구과제 개발이 매우 늦은 아쉬움이 있지만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신동업계의 기술 개발 활성화에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 협동조합 등이 현장을 중심으로 업계 공통의 수요기술을 발굴하고, 기술개발과 성과공유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투자효율과 현장 수요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공동협력형 기술개발의 사업화 매출액 효과는 단독개발 대비 약 8.5배 높아 기술개발 수요가 있음에도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의 참여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중소기업의 개방형 기술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됐다. 

동조합이 추진하는 연구개발 과제는 ‘바이러스 대응형 Pb-free Cu-Zn계 동합금 소재 및 제조기술 개발’이다. 과제 총괄 주관은 동조합이 진행하고 한국재료연구원이 위탁연구개발기관, (주)킴텍이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한다. 

R&D 과제기획을 통해 수행된 선행특허 분석 및 지식재산 전략을 기준으로 지식재산권 최소 2건 이상을 확보하고, 10개사 이상의 기업에게 기술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신동업계 특성 상 각사마다 기술 개발 니즈가 크지만 부족한 연구인력으로 인해 스스로 역부족이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조합을 통한 공통기술 연구개발이 업계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 팬데믹 상황 극복 위한 항균소재 개발 필수 
 
올해 점차 회복을 기대했던 국내외 경기가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라는 복병으로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까지 수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 수도 상당하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이 대부분 면대면 접촉과 손에 의한 터치에서 시작되고 있어 개인의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으며, 사람의 손길이 닿는 제품이나 기기 등에 방역소독이 강화되고 있다. 

사스, 메르스, 수퍼박테리아 등의 사태를 겪으면서 지적돼온 문제들도 어김없이 반복되면서 과거에 비해 방역시스템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 체제의 구축에 대한 문제도 되풀이 되고 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에서도 감염은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의학계에서도 ‘감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우울증 다음으로 2위로 집계되어 암 보다 위협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이에 대한 예방 및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역시 확진자의 집 방문 손잡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생활공간 곳곳에서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감영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 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현재 ‘감염’이라는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소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그 기능성과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적용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 이미 검증된 동(銅)의 항균효과

다양한 소재 가운데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경제적인 금속 소재로 꼽히는 것이 동(銅)이다. 동의 항균성은 이미 널리 공인된 사실이다. 은나노 코팅이나 스테인리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항균성을 지니고 있는 항균동 소재는 표면에 뭍어있는 대부분의 바이러스, 세균 등을 2시간 이내에 99% 이상 박멸하는 특성을 지녔다. 

동과 동 함량 60% 이상의 동합금에서 효력을 갖는 항균동은 동(구리) 자체가 지닌 천연 항균성으로 교차오염 등 각종 균으로부터 전염성 감염 질환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동이 포함된 제균장치는 감염을 유발하는 대기 속 곰팡이 균과 같이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오염 물질을 제거한다는 사실도 입증된 바 있다.

항균동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인정한 유일한 터치표면 항균물질로서, 의료기관 교차 감염을 유발하는 수퍼 박테리아 99.9%를 2시간 이내에 박멸할 정도로 강력하면서도 무독성 천연 항균소재로 확인됐다. 특히 EPA는 여러 실험을 통해 포도상구균, 공시균, 녹농균 등 각종 세균뿐 아니라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구균 (MRSA)와 같은 슈퍼 박테리아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한때 미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에볼라(Evola)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실험도 진행된 바 있다. 

항균동이 코로나19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물체 표면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잔존실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국립보건원, 프린스턴대와 UCLA 연구팀은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만들어지는 미세한 물방울인 에어로졸과 유사한 형태로 바이러스를 분사하는 장치를 사용해 주요 물체 표면에서 코로나19를 발생시키는 SARS-CoV-2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는지를 실험했다.

이 실험 결과가 지난 17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는데,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3시간, 동에서는 4시간, 종이판에서는 24시간,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스틸에서는 최대 2~3일까지 잔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동 표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시간 내에 절반가량 소멸되면서 최대 4시간 후에는 항균 특성으로 인해 완전 소멸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된 것이다. 동은 이미 여러 실험연구를 통해 사스, 메르스, 노로, 에볼라 등 각종 바이러스에 항균 성능을 발휘하는 소재라는 점이 입증된 바 있다.

해당 연구가 에어로졸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전염된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사람이 손길이 닿는 물체의 표면 소재로 동을 사용하는 것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선진국들은 감염예방 이슈에 대응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왔고 그 중 동(Copper)의 항균성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연구와 실증 실험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그 결과 동의 항균성은 매우 우수하며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0년 이러한 동의 항균성을 입증하기 위한 항균동 임상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효과에 대해서는 입증이 된 바 있다. 그러나 비용 등의 이유로 추가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했고 인식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적용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 항균 동합금 신소재 개발 추진 배경

Markets and Market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세계 항균코팅 시장(의료 및 헬스케어, 공조시스템, 건축 분야 등)은 3억4천만달러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연평균 9.6% 성장이 예측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6,640만달러의 시장이 연평균 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항균동 시장은 약 90%가 항균필음에 적용되고 있어서 직접적으로 금속을 활용한 제품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동 소재와 관련해서는 순동의 취약한 내부식성과 낮은 기계적 강도, 가공의 어려움 등으로 구조재료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우수한 항균성능과 가공성, 경제성 등을 확보한 새로운 합금소재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조합은 금속 소재에 가장 중요한 특성이 기계적 강도와 내부식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합금화에 의한 실용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개발대상 합금으로 설정된 것이 무연황동(Pb-free Brass)이다. 황동(Cu-Zn Alloy)는 내식성과 절삭성, 기계적 성질이 우수한 합금소재로, 아연 함량 및 첨가원소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절삭성 향상을 위해 첨가하는 납(Pb)의 사용 규제로 무연황동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무연황동은 납 대신에 실리콘(Si), 비스무스(Bi), 텔루튬(Te), 셀레늄(Se) 등을 첨가하여 만들어지며 내외장재, 손잡이, 수전금구, 밸브, 수도꼭지 등 사람의 신체가 쉽게 접촉할 수 있는 일상 생활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순동에 비해 값이 싸고 내식성과 강도가 우수한 동합금 소재로 평가되고 있다. 

(단위 : 백만 달러)

전세계 무연황동 시장은 2020~2026년에 연평균 6.5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동조합은 기계적 특성과 항균·항바이러스 성능이 우수한 무연황동 개발을 통해 신시장 개척과 팬더믹 위기극복 일조, 조합 회원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개발 과제는 1차년도에 무연황동의 항균성능 검증 및 물성 확보를 위한 합금설계를 진행한다. 기존 황동의 항균성능 평가와 함께 기계적 특성, 절삭성, 내부식성 확보를 위한 첨가원소를 참소하여 ‘Cu-Zn-x’계의 합금설계가 이뤄진다. 

2차년도에는 항균 및 항바이러스 성능을 보유한 무연황동의 성능 최적화를 추진한다. 기계적 향상을 위한 첨가원소 및 미세구조 최적화와 함께 항균특성 발현을 위한 소재의 제조공정(용해/주조/압출/인발/열처리) 정립, 개발 무연황동 소재에 대한 항균·항바이러스 성능, 절삭성, 내부식성 등의 지속적 평가를 통한 개발조건 최적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 3차년도에는 시제품 제작 및 평가가 이뤄진다. 최종 후보 합금의 항균·항바이러스 성능 평가와 개발 무연황동 소재 제조공정 및 발현물성 최적화, 최종 개발소재 확정 및 무연황동 환봉 시제품 제조, 시제품에 대한 시험 및 분석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 연구개발 과제 기대 효과

 

최종 개발소재 연구개발 성과는 국내 동합금 관계사들에게 기술 노하우 전수로 확산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항균 및 항바이러스 무연황동의 수요 개발이 적극 이뤄지면서 사람이 접촉할 수 있는 환경에 다양한 응용제품으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많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제품 다양화를 유도함으로써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기업 활동의 확대를 넘어서 유해한 병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청정구역을 만드는 첫 발을 내디디며 안전한 사회 조성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