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비 현실화 ‘무기력 밧줄’ 끊어야”

“가공비 현실화 ‘무기력 밧줄’ 끊어야”

  • 철강
  • 승인 2023.02.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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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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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유통업계 내에서 가공비 현실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냉연강판(CR) 등 판재류 가공업체들이 가공비 출혈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으로 수익 확보가 쉽지 않다.    

판재류 가공업체들은 약 20년 동안 가격이 제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량 확보 경쟁까지 나타나면서 수익률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톤당 1만원 수주에도 가공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공비 수준은 인건비 상승이나 여러 여건들을 고려해보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고객사들은 물량을 무기로 터무니없는 가공비를 제시하기도 한다. 일부 고객사들은 매월 고정물량을 주겠다며 톤당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공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러한 제안을 거절하고 있지만 일거리가 없어 공장 가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상황 개선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낮은 가공비는 인해 품질 저하로 이어져 그만큼 가공업체들은 고객 서비스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 또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중소형업체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최악의 경우 회사를 접어야 할 수도 있다.  

가공 업체들은 각 업체별로 품질과 빠른 납기 등을 앞세운다면 고객사의 낮은 가공비 요구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객사들이 서비스 등 경쟁력을 비교해 업체를 선정하게 되면 제값을 줄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비스 경쟁력이 출혈 경쟁에 따른 가공비 인하는 방어할 수 있지만 인상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20년 가격 동결현상에서 알 수 있듯 개선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해 보인다. “어차피 반영 안해준다”, “못 팔면 우리만 손해다” 등은 취재현장에서 귀에 딱지가 앉듯 듣던 말이다. 어떠한 시도와 노력도 바꿀 수 없다고 여기는 학습된 무기력이 철강 유통업계를 뒤덮고 있는건 아닐까. 가공비 현실화는 무기력의 밧줄을 끊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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