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국들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대부분의 제품 재고가 늘어나는 등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실물시장의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크게 상승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내수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출 부진에 따른 내수공급 부담에 더해 수입량 급증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전철강 수출입 실적을 보면 경기 침체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출은 부진하고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철강제품 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과 일본의 전략적인 수출 확대 등의 영향이 더욱 커진데다 신흥국들의 국내 시장 공략도 강화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이 커지고 있다. 수입제품 증가에 따른 영향과 피해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국내 시장에는 강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철강제품 가격은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반영해 가격을 조정해오고 있지만 저가의 수입제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가격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더욱이 상부공정의 제품 가격 변동이 하부공정 제품으로도 적정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저가의 수입제품은 이러한 가격 구조를 무너뜨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국내 제품의 가격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분기, 반기 단위로 진행되고 있는 철강업체들과 대형 실수요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저가의 수입제품이 협상 카드로 이용되고 있다. 수요업체들은 수입제품이 상대적으로 국내 제품에 비해 가격이 낮기 때문에 국내 제품의 협상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로 이를 적극 이용,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실수요 업체들은 중국산 제품 가격과 동일한 수준으로 납품을 요구하거나 가격 인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수입제품을 사용하겠다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조선용 후판의 경우 조선사들이 중국산을 내세워 가격 인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아직까지도 하반기 가격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가의 수입제품 증가는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건축물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실제로 KS규격이 아닌 철강재가 끊임없이 수입돼 국내 건설 현장에 사용되고 있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사용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수입제품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반덤핑 관세 부과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입을 규제 한 철강제품은 극히 일부에 국한되고 있다며 수입 증가는 국내 업체들의 내수 기반을 무너뜨리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부적합 제품의 유통 증가에 따른 안전 문제 우려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강도 높은 수입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수입제품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 상황과 우려되고 있는 안전문제와 관련 사안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수입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