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속 유럽향 수출까지 타격 우려...운송 거부 및 운임 상승 본격화
수출 비중 적지않은 튀르키예·이탈리아·벨기에·스페인향 수출에 ‘악재’
지난달 국산 코일 홍해상에서 나포되며 실제 운송 차질도 발생
홍해 지역 안보 위기로 수에즈 운하 경로를 이용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국산 스테인리스(STS)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운임 상승과 수출 일정 차질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후티 반군과 소말리아 해적선 등이 홍해 지역 국제 운반선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면서 동아시아-인도해-홍해-수에즈운하-유럽으로 이어지는 철강 및 스테인리스 해상 수출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실제로 국제 해운사들은 홍해 이슈 발생 직후 신규 운송 계약 거부 또는 위험성을 감안한 운임 인상을 요구하는 추세다. 영국 해운 컨설팅업체 드루리는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이 홍해 안보 이슈 발생으로 한 달 새 두 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평가했고, 로이터 통신은 아시아-유럽 항로 컨테이너 운임이 단기간 150% 올랐다고 집계했다.
전반적인 해상 운임이 증가한 가운데,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치는 우회 경로의 경우 단순히 배편으로만 수출 일정이 3주 이상 추가 소요되는 등 계약 일정을 맞춰야 하는 수출 업체에 부담이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국내 한 물류사가 국산 철강 코일 수 만톤을 컨테이너선으로 튀르키예에 수출하다가 나포된 사례가 발생하면서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계약 불이행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산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의 튀르키예, 이탈리아향 수출과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의 이탈리아, 벨기에향 수출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국산 STS 열연강판의 튀르키예, 이탈리아 수출은 7만3,095톤, 4만126톤(광폭강대 기준)으로 각각 전체 수출의 15.4%, 8.5% 수준을 차지했다. 코로나 엔데믹 및 포항제철소 정상 운영 영향으로 두 곳으로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31.1%, 1,175.1% 증가하는 등 내수 경기 악화 상황에서 호조를 보이는 수출 경로에 악재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STS 냉연강판의 이탈리아, 벨기에 수출도 5만2,186톤, 1만3,180만톤으로 각각 전체 수출의 16.5%, 4.2%를 차지하는 등 적지 않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STS 열연강판은 튀르키예 등에서 STS 냉연강판의 원소재로, STS 냉연은 유럽 현지 자동차 공장 부품용과 가전용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대표 STS 생산자이자 수출사인 포스코의 경우 현지 상황 파악 및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홍해 리스크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 상황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시 안전한 루트 우회 방안 검토 및 긴급재 대응 등 유럽 고객사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외 STS 냉연 생산업체와 개별 수출자들은 예상 밖 비용 발생 가능성에 경계하며 모니터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해운 업계에서는 홍해 안보 이슈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 점치며 최소 상반기 동안 해상운임 상승과 슬롯 감소, 대규모 일정 변경 등이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에 스테인리스 업계에선 이슈 장기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출 경로 및 수출지 다변화, 해외 마케팅 전략 변경 등이 필요하다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홍해 안보 이슈로 수출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2,000만원의 물류비를 지원하고 수출업계를 위한 전용선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