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디지털 기술로 탈바꿈한 철강 제조업 벤치마크
포스코, 생산부터 물류까지 전 공정 스마트화 구현
바오산강철·타타스틸, 디지털화 투자로 공정 최적화
어두운 밤불을 켜 목표 지점을 알려주는 등대, 4차 산업 시대에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가 있다. 바로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이다. 등대공장은 등대처럼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제조업의 지표가 되는 공장,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활용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다보스포럼으로 더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은 지난 2018년부터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사용에 있어서 리더십을 갖춘 제조공장을 글로벌 라이트하우스 네트워크(Global Lighthouse Network)로 선정하고 있다.
등대공장은 단순히 매출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핵심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동시에 다른 기업들의 생태계 전환에도 기여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핵심 기술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로봇 등이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으며 실제 적용에서도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WEF 조사에서 등대공장 중 85%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10% 미만의 매출 손실을 경험한 반면, 다른 제조업체 중 14%만이 같은 결과를 보였다.
주요 제조업 가운데 철강 분야 등대공장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3곳만 선정돼 있다. 국내의 포스코와 중국 바오산강철, 인도 타타스틸이 철강 등대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 포스코, 스마트 제철소 구현에 가장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19년 7월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포항제철소가 등대공장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WEF는 “포스코가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대학·중소기업·스타트업들과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포스코는 조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던 철강제품의 품질을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균일화 하고 많은 공정을 자동화 하는 데 성공했다. 포항제철소는 2016년도부터 생산공정 내 단계별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과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을 실행했다. 최적의 생산값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를 수치화하고, 이를 빅데이터로 활용해 인공지능 용광로(스마트 고로) 등을 개발했다.
포스코에서 최초로 스마트 고로 기술이 적용된 포항 2고로다. 포스코는 2016년 스마트 고로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디지털화에 착수한 것이 제 2고로였다. 높이가 110m에 달하는 거대한 설비이며, 내부 온도는 최대 2,300℃에 이른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거대한 용광로의 변수들을 디지털화 했다. 그동안 작업자의 숙련도에 의지해 관리하던 용광로의 각종 지표를 모두 정형화하고 데이터화 한 것이다. 기술 장인들의 조업 방식은 ‘딥러닝’을 통해 AI가 학습했다. 현재 2고로에는 가장 효율적으로 고로를 제어하는 AI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스마트화에 성공한 포항 2고로는 하루 240톤의 쇳물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연간 환산하면 8만7600톤 수준으로, 이는 완성차 6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또 쇳물 생산에 필요한 연료량도 저감해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과 품질은 높였다. 실제로 생산량은 기존 대비 5% 증가했고, 연료비는 1% 절감했다.

이후 2019년 스마트 고로 기술을 3고로와 4고로에도 확대 적용하는 한편 딥러닝 기반 ‘초정밀 도금 제어기술’, 2제강공장 ‘통합 제어 시스템’, 2·4연주공장 ‘표면 결함 예측 AI 모델’ 등을 차례로 개발해 도입했다. 또 연속 공정용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PosFrame)’을 통해 제철소 내 20여개 공장 전·후 공정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며 시너지를 제고했다. 이같은 생산 스마트화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총 2,500억 원에 달한다.
이제는 자재물류 프로세스 혁신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제조업 최초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자재물류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친환경 스마트 통합물류센터인 ‘포스코 친환경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다. 지난 4월 광양에 준공된 포스코풀필먼트센터는 연면적 5만㎡로, 축구장 7개와 비슷한 규모다. 3만4천개 이상의 셀(Cell)을 통해 대형 자재부터 중·소형 자재까지 다양한 규격의 자재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데이터 기반으로 자재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WMS(창고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자재 보관과 배송 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실제로 스태커 크레인(Stacker Crane)을 통해 셀(Cell)에 자재를 자동으로 저장하는 대형 입체선반, 로봇이 자동으로 자재를 저장하고 피킹하는 큐브형 창고인 오토스토어(Auto Store)를 도입해 자재 보관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피킹존과 출하존 사이 200m 구간에는 자재를 무인으로 운반하는 AGV(무인운반로봇)를 배치하고, 복수의 AGV를 제어하는 ACS(AGV Control System)를 자체 개발해 이송 로봇 운영의 효율성 또한 높였다.
한편 포스코는 철강기업이면서도 지난 2021년에 세계 최대의 디지털 첨단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제철소부터 에너지와 건설 등 포스코그룹 전반에서 핵심 IT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한 포스코ICT가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인공지능(AI), 자동화(Automation) 등 3대 분야의 솔루션을 통합 브랜드인 ‘IXOTIVE’로 묶어 선보인 것이다.

■ 바오산강철, 스마트 제조로 품질·효율성 향상
중국 최대 철강기업인 바오산강철은 지난 2017년 2월에 우한강철을 흡수합병 하면서 Shanghai Baoshan, Wuhan Qingshan, Nanjing Meishan 및 Zhanjiang Dongshan의 제철소를 보유한 기업으로 전환됐다.
바오산강철은 ‘혁신, 조정, 녹색, 개방성, 포용성’이라는 기업 비전의 목표를 가지고 중국 제조업을 이끌고 있다. WEF는 바오산강철을 일찍이 디지털화를 채택해, 인공지능과 첨단 분석을 폭넓게 구현해 디지털 시대에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 5천만 달러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WEF는 ▲고급 분석을 통한 운영 계획으로 83% 계획 효율성 증가 ▲프로세스 최적화에 적용된 고급 사물인터넷(IoT) 적용으로 1,500만 달러 규모의 재료 및 품질 비용 감소 ▲장비 및 프로세스 데이터를 집계하는 예측 유지보수 30% 장비수명 증가 ▲인공지능에 의한 육안검사로 70% 노동효율 향상 ▲실시간 추적, 무인 운영 및 자동 계획을 통한 물류 지원으로 2,700만 달러 규모의 물류비용 감소를 달성해 바오산강철를 등대공장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신에서는 바오산강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도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 제조 및 물류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격 유지 보수 작업, 빅데이터 및 인공 지능과 같은 지능형 기술을 사용해 끊임없는 생산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한, 바오산강철에 있는 200m 길이의 주요 생산 라인 2개는 완전히 무인화 되어 있어서 각 라인은 검사를 위한 2~3명의 작업자만 있으면 된다. 지난 몇 년 동안 바오산강철은 상하이 기지에서 마케팅 및 판매, 연구 개발, 제조, 물류, 금융 및 서비스를 위한 절차에서 여러 디지털 및 지능형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바오산강철의 정보제조사무소 관계자는 “스마트 제조는 지능형 방법론을 통해 품질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 타타스틸의 성장 배경엔 이유가 있다
인도의 대표적인 철강업체인 타타스틸은 총 3개의 제철소가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인도의 Kalinganagar와 Jamshedpur, 네덜란드의 IJmuiden 제철소가 글로벌 등대공장 네트워크에 이름을 올렸다.
WEF는 타타스틸 Kalinganagar 공장(이하 TSK) 디지털 및 분석 솔루션에 대한 상당한 투자와 역량 강화로 출시 기간을 50% 단축했다고 평가했다. 공장이 초기 단계에서 최대 용량을 달성 할 수 있는 속도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용해로 내 응집 영역 형상의 시각화 7% 처리량 상승 ▲실리콘을 예측하고 제어하는 AI 모델 33% 품질 변동성 감소 ▲AA 기반 동적 프로세스 제어 모델 10% 처리량 상승 ▲원료부터 고객까지 제조 공정을 계획하기 위한 제어 시스템으로 고객 배달 리드타임 50 %단축 ▲예측 유지 관리 구축으로 계획되지 않은 다운타임 감소 등을 선정 이유를 꼽았다.
TSK는 WEF의 글로벌 등대 네트워크에 포함된 최초의 인도 제조 공장이다. 2019년 7월, TSK는 글로벌 등대공장 네트워크에 선정됐다. 타타스틸의 CEO인 T.V. Narendran은 “TSK는 최첨단 장비 및 유틸리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화 및 디지털 개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TSK의 생산능력을 연간 800만 톤 규모로 늘릴 때 최고의 기술을 구현하고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운영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2021년 3월에는 인도의 Jamshedpur 제철소도 등대공장에 선정됐다. 등대공장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기업과 산업 전반에 걸쳐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확장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발견하고 향상하려는 노력이다.
▲가격 예측을 통한 신속한 구매 4% 조달 원가 감소 ▲디지털 사용 협상으로 상시 등가 생산성 20% 향상 ▲고급 분석을 통한 최적화된 운영 계획으로 서비스 비용 21% 감소 ▲인공지능 유도 기계성능 최적화로 탈주배출량 50% 감소 등의 성과가 등대공장의 선정 이유가 됐다.
타타스틸 Jamshedpurd은 1907년에 설립된 공장에서 2021년에 이런 인정을 받기까지, 회사의 지속적인 개선 문화, 변화를 수용하고 지속해서 기술 발전에 동조하고 직원 역량에 집중한 노력에 대한 증거라고 밝혔다.


■ 4차 산업혁명 기술 이용한 프로세스의 최적화
포스코와 바오산강철, 타타스틸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프로세스의 최적화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물류·재료·품질 비용은 줄이고 예측 유지보수를 통해 장비수명은 늘렸다. 특히 포스코는 인공지능화를 통해 제조 시간은 줄이고 생산량을 늘렸다.
철강 제조업은 큰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프로세스 최적화를 통해 비용은 절감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산 공정에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적용해 철강 제조 공정의 최적화를 이루는 것이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주도로 등대공장을 선정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21년부터 ‘K-스마트등대공장’을 지정했다. 대기업 위주로 선정하는 글로벌 등대 공장과 달리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선도형 스마트공장을 중심으로 조성했는데, 올해까지 100개사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