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환원제철 기술 제외하면 업계 수소 부문 제품·기술 홍보 눈에 띄게 줄어
수소 인프라 구축 및 사용 확대 속도 더뎌..철강업계, 여전히 가능성 큰 시장으로 보고 내실화
국내 철강업계의 수소 부문 기술력 홍보가 활발했던 이전과 달리 최근 들어 절제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철강업계는 수소 부문이 여전히 중요한 미래먹거리로 인식된다며 관련 제품 개발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면서도, 당장은 수소 산업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대외 홍보보단 내실다지기를 우선시하겠단 분위기다.
지난해 대규모 수소전시회까지만 하더라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일관제철소는 물론, 세아베스틸지주의 사업자회사(세아창원특수강, 세아베스틸) 등 전기로사 등이 참여할 만큼, 수소전 참여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


이는 수소환원제철소 및 수소 설비 등에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업계 내 수소의 중요성이 크게 주목되고 있었고 수소를 저장·운반·활용하는 시설 및 설비 산업에서 소재로 철강의 중요성도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수소와 철강이 최고의 상호 미래 성장 파트너로 인식되면서 업계(에너지업계 또는 수소 활용 설비업)간 교류와 연구개발이 활발해졌다.
다만 이차전지 및 전기차 시장이 ‘캐즘(시장 개척 초기 수요 이후 대중화되기 전까지 수요 침체 기간)’에 빠져 관련 기업들의 투자와 공급 확대가 연기·둔화되고 있는 상황과 같이 수소 시장도 일종의 캐즘에 빠진 흐름이다.
예상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 수준 약세를 장기간 이어가고 있어 아직 초기 단계인 그린 수소 및 블루 수소 등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글로벌 수소 인프라 발전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수소 활용 인프라는 현재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 단기간 개선되기 힘들어 빠른 시장 성장을 기대했던 철강업계로서는 아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 철강업계 임원은 “수소 산업이 전도유망한 산업이고 철강·금속 업계가 소재 가격적 측면이나 기능 면에서 가장 우위(타 소재 대비)에 설 수 있다는 평가는 유효하다”라며 “다만 국내만 보더라도 수소 시설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일부 초대형 저장 탱크나 극소수의 수소차 충전소 등만 확인될 정도로, 보급 및 시장 발전이 더딘다”라고 업계의 현 수소 시장에 대한 반응을 설명했다.
최근엔 국제에너지기구(IEA) 마저 전망 발표에서 “수요가 불확실하고 어떤 규제를 적용받을지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최종 사용자에게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등 수소 시장에 대한 투자 및 소비가 이전과 같이 불타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수소 분야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지 못한 것은 ‘규모의 경제’가 덜 작동하게 되면서 수소 생산 가격 및 거래 하락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이는 다시 신규 투자 및 재투자를 방해하면서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지만 철강사 대부분은 자사 전담 연구조직을 통해 수소 산업을 겨냥한 소재 개발 및 설비 구축 등에선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은 수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향후에는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뚜렷한 수요 개선이 없는 수소 시장에서 홍보 활동 등이 불필요하다고 보고, 실질적 준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제해상기구, 국제항공기구, 유럽연합 등 각 기구의 환경 규제와 개별 국가 환경 규제 강화 및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보조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수소 시장은 ‘확실한’ 미래 시장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이에 철강·금속업계는 수소전 참여와 같은 홍보는 크게 하지 않지만 시장 모니터링과 인재 확보, 기술 개발 등의 수소시장을 향한 내실은 지속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전 세계 수소 시장의 수요는 약 1억 5,000만 톤에 달할 전망이고, 회계전문 기업 딜로이트는 2050년 수소 활용 시장 규모가 약 1조 달러(현재 한화로 약 1,382조 5,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