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석유화학 다음은 철강이라는데…첩첩산중 2025년 철강 시장

[이슈] 석유화학 다음은 철강이라는데…첩첩산중 2025년 철강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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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1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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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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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근간, 철강과 석유화학
중국 내수 수요 감소는 더욱 큰 우려…중국과 범용재 경쟁은 불가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중국발 저가 범용재의 글로벌 시장 잠식의 영향으로 생존 위협을 받는 가운데 국내 철강산업 또한 석화산업에 이어 대규모 실적 악화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석화업계 빅4 중 한 곳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와 같은 적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중국 석화업계의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이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남은 빅4 중 2곳인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과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도 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석화업계는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원료를 현지에서 조달하는 중동 국가들의 석유화학산업 진출로 인해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 또한 중국발 저가 물량에 대한 대응에 앞서 고부가 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 또한 감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 한국 경제의 근간, 철강과 석유화학


철강산업과 석유화학은 산업 특성상 다양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석화업계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철강업계에도 가해지며 철강산업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 내부에선 석유화학업계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고로 열풍로 전경. /포스코
사진은 포스코 고로 열풍로 전경. /포스코

산업계에 따르면 철강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은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기간산업으로, 다양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철강과 석화는 ‘산업의 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두 산업 모두 다른 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울러 생산 과정의 또한 유사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철강의 경우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를 채굴한 이후 제선 및 제강의 과정을 거친다. 이후 생산된 철강 제품을 가공해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소재를 최종 생산한다. 석화 또한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원료를 채굴해 가솔린과 경유, 나프타 등 기초원료로 정제한다. 이후 플라스틱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활용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및 통상 환경 변화로 인해 두 산업 모두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실적 둔화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 내수 수요 감소는 더욱 큰 우려…중국과 범용재 경쟁은 불가


최근 석화업계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발 저가 물량, 원가 경쟁력 약화,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 중심의 사업 구조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현상은 철강업계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물량은 2024년 기준 6억 톤(worldsteel 기준)에 달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체 설비 가운데 약 24%가 과잉설비”라며 “특히 중국의 과잉설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은 2022년 4월부터 올해까지 계속해서 생산원가 이하의 가격을 덤핑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는 중국 내수 수요 감소에 더욱 큰 우려를 표했다. 중국이 최근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내수 경기 진작을 도모하고 있지만, 전체 철강 수요의 50% 차지하는 건설 및 부동산 시황 개선이 없다면 수요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에서다. 
 

사진은 철강 기초 소재인 열연 제품. /현대제철
사진은 철강 기초 소재인 열연 제품. /현대제철

이와 함께 중국의 고령화와 중진국 함정 및 생산 효율 저하 등으로 중국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세계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철강 수요는 10억5천만 톤에 달했으나 2020년대 중반에 이르면 8억 톤을 밑돌고 2050년에 이르면 6억 톤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철강설비 구조조정을 진행하겠으나 내수 수요 감소 수준에 맞춰서 진행하긴 힘들 것”이라며 “결국 수요 감소에 따라 공급과잉 물량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올 것이며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은 열연강판과 후판 같은 범용재”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가 경쟁력 차이도 극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철광석 등 원료의 현지 조달과 국내의 절반 수준인 인건비 등의 영향이 크다. 이에 철강재 중 가장 기초 소재로 꼽히는 열연강판 제조원가의 경우 톤당 100달러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범용재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라며 “고부가 제품 개발에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라 전했다. 

한편,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탄소강 범용재 설비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것이란 의견을 내비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008년 철강 명목 소비가 5,860만 톤으로 정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국내 철강 수요는 5천만 톤을 밑돌 가능성이 크며 내년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고점 대비 1천만 톤가량 줄어든 수요를 생각할 때, 범용재 설비 중심의 구조조정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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