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수출 급증이 시사하는 점

중국 철강 수출 급증이 시사하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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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2.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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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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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은 전년 대비 22.7% 급증한 1억 1,072만 톤의 철강제품을 수출해 지난 2015년 기록한 최대치에 근접했다. 중국의 수출 급증은 중국 내수의 지속적인 둔화로 인해 각 철강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크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수 부진에 따른 풍선효과였다는 것이다. 

중국의 철강 생산은 지난 2020년 10억 6,500만 톤을 정점으로 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지난해 10억 500만 톤으로 추산된다. 다만 여전히 10억 톤 이상의 생산량을 유지하며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내수 부진이 심화로 밀어내기가 심화됐던 상황이다.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이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출 급증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높아지는 무역장벽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에도 중국의 수출 고공행진이 가능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중국산 철강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중국산 수입에 대해 추가 관세 인상을 공헌한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는 중국 철강 생산업체들이 수출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2023년 평균 7.98%였던 부동산 투자 감소율은 2024년에 9.95%를 기록했고, 인프라 투자 증가율 역시 2023년 7.3%에서 지난해  5.19%로 둔화됐다. 중국 정부가 부진한 내수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지난해 9월과 11월에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단기적으로 수요를 자극하긴 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가장 큰 철강 소비시장인 건설 시장 위축으로 중국 철강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췄다. 실제로 지난해 열연코일(HRC) 평균 수출가격은 전년 대비 12% 하락한 톤 당 519달러였고, 이는 경쟁국 가격보다 낮아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위안화는 2024년 달러 대비 약 2% 평가절하되었고, 이러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러한 요인들이 중국 철강 수출 급증 배경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떠할까? 가장 먼저 미국 보호무역주의 부활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해 중국산 철강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8년 미국이 철강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전례를 고려하면, 비슷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중국의 북미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멕시코, 캐나다 등으로 반제품, 소재 수출도 제한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뿐 아니라 각국이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중국 철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보호 조치가 증가하고 있다. 인도 또한 중국산 철강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와 같은 대외 경제적,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중국 철강 수출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수요가 유지되고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는 높은 수출량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무역장벽 강화와 국내 정책 변화의 위험 요소를 감안하면, 현재의 수출 급증이 지속적인 구조적 변화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궁극적으로 중국 철강업체들이 이러한 무역제한 조치에 적응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외 시장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는 중국 시장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에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여 대응해야 한다. 규모의 차이가 분명하지만 우리 철강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신시장 개척, 기술 혁신, 가격 경쟁력 강화, 정책 대응 및 산업 협력 등 다양한 전략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전략 수행 내용을 점검하면서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출범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에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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