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열연강판 무역장벽 구체화?…“열연시장 생태계 회복 기대감”

[이슈] 열연강판 무역장벽 구체화?…“열연시장 생태계 회복 기대감”

  • 철강
  • 승인 2025.02.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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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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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물량 감소에 따른 국내 유통가격 회복 전망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 생태계 회복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중국산 열연강판 때린 베트남
제조업 경쟁력 약화 우려…“소비자 부담 늘 것”

일본산과 중국산 열간압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가 임박한 가운데 열연강판업계는 향후 국내 시황 개선과 철강 생태계 회복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철강은 산업의 쌀로, 각종 산업군에 사용되는 기초 소재를 제공한다. 특히 열연강판은 철강 중의 철강으로 판재류 대부분 제품의 기초 소재로 사용된다. 최근 중국산 후판에 잠정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된 후판 역시 넓은 의미의 열연강판으로 볼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덤핑 수입품의 급증은 국내 생산 감소를 초래하고, 장기적으로 공급망이 약화할 위험이 있다”라며 “반덤핑 관세 조치를 통해 국내 생산을 보호하면 안정적인 철강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철강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는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열연업계는 산업의 기초이자 철강의 근간인 열연강판 시장의 보호책이 마련된다면 향후 국내 철강시장 업황이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더욱 든든한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다만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열연강판을 소재로 하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업계에게는 원료 비용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하공정 제품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데, 열연강판 무역규제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비상식적 가격의 제품 자취 감출 듯


앞서 2024년 12월 19일 현대제철은 일본산과 중국산 열연강판의 불공정한 무역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일본산 및 중국산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개시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열연업계 내부에선 수입재 방어책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산 후판에 대한 고율의 잠정덤핑방지관세 부과로 시장의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높은 관세율 책정으로 시장의 동요가 컸다”라며 “철강산업 전체를 비춰볼 때, 후판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만큼 열연강판 또한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열연업계는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 결정 이후 국내 시황 변화도 기대하는 눈치다. 열연 제조사 관계자는 “단순히 조사 개시만으로도 수입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라며 “수입업계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 전했다. 특히 예비판정 발표 이전 수입업계의 움직임에 큰 제약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24년 열연강판 연간 수입량은 328만2천 톤(열연광폭강대 기준)을 기록해 전년 대비 9.9% 줄었다. 다만 연간 수입량은 여전히 300만 톤을 웃돌고 있다. 2023년 수입량이 6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탓에 2024년 수입량은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열연강판 수입은 여전히 300만 톤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 생태계 회복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열연업계는 무역규제 현실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며,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안정화를 바라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가 성사되면, 불공정한 저가 덤핑 수입품이 줄어들어 국내 철강업체들이 공정한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제조업계 입장에서 열연강판과 후판 등 범용 판재류는 적자가 극심했는데,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덤핑 조치는 단기적인 시장 보호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열연업계는 무역규제 현실화를 통해 국내 철강 시황 회복과 이에 따른 고용 안정 및 산업 생태계 보호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열연 생산라인. /현대제철
현대제철 열연 생산라인. /현대제철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확보하면 생산라인 운영이 원활해지고, 이에 따라 고용 유지와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며 “철강업계와 연관된 소재, 물류, 가공 등의 협력업체들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어 산업 생태계 전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 중국산 열연강판 때린 베트남 


이와 함께 중국산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베트남의 행보도 우리나라 열연업계 입장에선 긍정적인 뉴스다. 베트남 철강시장 또한 저가 중국산 철강의 침략으로 제품 가격 하락이 연일 이어졌는데, 베트남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열연강판을 규제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베트남의 철강 수입량은 약 1,616만 톤을 기록했는데, 중국산 수입이 1,104만 톤으로 전체 수입량 가운데 68.29%를 차지했다. 베트남으로 수입된 철강의 평균 가격은 톤당 711달러를 나타낸 반면 중국산 수입가격은 627달러에 머물러 평균 대비 12%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특히 베트남의 열연강판 수입량은 자국의 생산량을 1.5배 뛰어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강의 쌀인 열연강판 주권을 잃어버리자, 전체 품목에서 중국산과의 경쟁인 더욱 치열해진 모습이다. 

이에 베트남은 최근 중국에서 수입되는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7월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올해 3월 7일부터 120일 동안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최대 27.83%의 임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베트남의 국내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산 철강 제품의 급증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됐다”라고 전했다.


◎ 제조업 경쟁력 약화 우려…“소비자 부담 늘 것”


열연강판 수입 장벽 구체화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도 존재한다.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는 불공정 무역을 방지하고 국내 기업을 보호하는 목적이 있지만,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열연강판을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는 하공정업계는 반덤핑 관세 부과가 현실화한다면 국내 제조업 경쟁력 약화와 함께 ▲수출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 ▲무역 마찰 심화 ▲소비자 부담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하공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 열연강판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며,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라며 “기업 자체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악화함은 물론이며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가해질 부담도 커질 것”이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일본 등 국가에서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보복성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하공정업계 관계자는 “특히,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특정 국가와의 무역 갈등은 전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한국과의 무역에서 손해를 본 국가들이 한국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다른 산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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