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다시금 가격 인상
수요 부진 속 수입재 감소 변수
열연 제조업계가 다시금 칼을 뽑아 들었다. 포스코는 4월 정품 및 수입대응재 열간압연강판 가격 인상을 결정하며,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에 시장에 가격 상승 신호를 보냈다. 이는 두 번째 가격 인상으로, 누적 인상 폭은 톤당 6만 원에 달한다. 현대제철도 가격 인상과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안과 함께 실제 유통가격 흐름, 부진한 내수 수요, 수입산 열연강판 무역규제 등의 쟁점이 2분기 가격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이번 가격 인상은 제조원가 상승 부담과 지속된 열연강판 시황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변화와 원·달러 환율 강세 등 제조원가 압박이 가중된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올해 저가 수입재 유입이 감소하며 국산 열연강판 판매량 회복도 함께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최근 정부의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한 무역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저가 수입산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국산 제품 가격 지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고 점진적인 가격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국내 유통가격 흐름과 분위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2월까지 누적된 국산 열연강판 판매량은 전년 대비 7.3% 줄어든 108만 톤(본지 집계 기준)으로 집계돼 수요 부진을 여실히 드러냈다.
철강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 경기가 지속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으며, 건설 외 수요산업 역시 둔화하자 철강 시황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와 건설 프로젝트 축소로 인해 건설향 철강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함께 점진적인 수요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봄철 건설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건설향 수요가 늘어날 경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지난 반년 동안 톤당 80만 원 초반대(정품)의 좁은 범위 내에서 정체를 지속하며 가격 고착화 현상을 보여왔다. 철강업계는 이번 포스코의 가격 인상 결정이 시장의 반등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이번 가격 인상 결정 이후 실제 시장 유통가격이 상승 추세로 전환될지는 4월 한 달간의 시장 동향에 달려 있다”라며 “주문투입분 특성상 가격 인상안이 실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시점은 5월부터이기 때문에 4월 시장 흐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주요 철강 유통업체들이 가격 인상분을 시장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