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재 공백기 기회 삼아 고부가가치 강종 포트폴리오 확대
MOQ 해소 전략도 병행
현대제철이 그동안 중국과 유럽 제조사가 양분하던 고장력강 후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에 대한 무역규제로 저가재 유입이 줄고 시황이 개선되는 상황을 고부가가치 강종 개발의 기회로 삼아, 단순한 범용 제품 판매 확대를 넘어 고장력강 후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그동안 제품 설계상으로만 존재하던 고장력강 후판 생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10kg급(1.08GPa) 고장력강 후판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앞서 국내 후판 제조업계는 80kg급 중국산 고장력강이 비상식적인 낮은 가격으로 유입되자 사실상 해당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였다.
고장력강의 경우 범용재과 비교해 수요가 적어 MOQ(최소 주문 수량)를 채우기 어렵다. 이에 중국산 80kg급을 피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100kg급 후판만으로는 MOQ를 채워 시장에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현대제철은 무역규제에 따른 중국산 고장력강 후판 공백기 동안 국산 제품으로 시장을 대체해 고부가가치 강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한편 국내 철강업계의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열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잠정덤핑방지관세를 최대 38.02%까지 부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산 고장력강 후판 수급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고장력강 후판은 국산 수급이 어려운 탓에 중국산과 일본산, 유럽산 제품이 수요 대부분을 충족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일본산 점유율이 높았으나 최근 중국산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산은 유럽산과 경쟁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장력강 후판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제철은 고장력강 후판 수요가 많은 특장차 및 건설기계 등의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고장력강을 사용하는 수요업계는 MOQ 등을 이유로 꼽으며 국산 수급에 어려운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요업계 관계자는 “100kg급 고장력강 후판은 국내 수급이 어려워 수입 제품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제철은 110kg급 고장력강 후판 생산에 사용되는 슬래브(반제품)를 통해 80kg급 등 하위 고장력강 후판 주문까지 소화해 MOQ를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수요업계가 느낄 MOQ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유통대리점 재고를 통한 연계 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 대상 반덤핑 예비판정이 나오는 등 무역규제 구체화 속에서 기존의 관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금 알렸다.
현대제철은 무역규제를 통해 개선된 철강시황 속 범용재(Commodity) 판매량만 단순히 늘리는 식의 행위는 지양하고 고부가가치(speciality) 강종 개발 및 확대를 통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