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우회수출 조사도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통상환경은 보호무역주의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공급망 재편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탄소세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고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미중간의 무역전쟁도 더욱 격화되고 있는 등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직접적인 관세 전쟁에 더해 미국의 중국산 소재에 대한 우회수출 조사는 더욱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우회수출 조사 건수는 대폭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조사와 함께 우회수출 판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산 알루미늄 박 제품에 부과되는 반덤핑 조치를 한국을 경유해 관세를 회피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한국을 경유지로 지목한 바 있다.
또한 베트남산 스탠다드 강관과 사각파이프가 한국산 열연강판(HR)을 사용해 제조되고 있고 이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 수출된 것으로 판정하기도 하는 등 그동안 우회수출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산 제품들이 대부분 우회수출로 판정이 내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점검 시스템을 개편해 공급망 추적을 강화하고 있고 특히 중국산 소재로 만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국내에서 중요한 형질 변경이나 충분한 부가가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우회수출로 간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입 소재 사용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수입산 소재 및 제품들의 경우 국내산과 가격 차이가 커 라벨을 제거하거나 단순가공 이후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등 시장 경제질서를 교란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자칫 이를 수출할 경우 우회수출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국내에서는 소재에 대한 원산지 표시 등의 관리는 미흡으로 인해 수입 소재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한 이후 제품으로 판매하면서 소재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속여서 판매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소재를 수입해 가공해 판매 할 경우 원산지는 국산으로 표기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수입 소재를 가공한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수입 규제를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자칫 우회수출로 규제를 받을 경우 국내 관련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세청에서도 이러한 우려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반덤핑 기획심사 전담반을 편성해 반덤핑 제재를 우회하려는 각종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지 집중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상호관세 부과 등 미국 행정부의 강화된 관세정책으로 인해 대미(對美) 수출이 어려워진 제3국이 해당 물품을 한국 시장으로 저가 수출하는 과정에서 덤핑방지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불법행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점검은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발성이 아닌 보다 근본적으로 불법적 수입을 차단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