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철강 수출액 30억 달러, 전년 대비 5.4% 증가
미국향 수출은 –7.1% 역성장…아세안·중남미, 두 자릿수 반등
한국 철강 수출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반등을 이끈 축은 미국이 아닌 아세안·중남미 등 신흥시장이다. 고수익 시장인 미국향 수출은 오히려 줄면서, 회복 흐름의 ‘질적 아쉬움’이 남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철강 수출액은 29억7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4% 증가했다. 통상환경 불확실성과 글로벌 시황 둔화로 가격 회복은 지연됐지만, 기계약 물량 중심의 출하가 이어지면서 수출 물량 자체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지역별 흐름은 엇갈렸다. 미국 수출은 2.5억 달러로 전년 대비 –7.1% 역성장하며 부진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주요 수요산업 부진이 영향을 미친 가운데 철강 제품은 미국의 고율 관세와 원산지 기준 강화 정책에 따른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아세안(+19.6%)·중남미(+26.0%)·인도(+25.4%) 등 신흥시장에서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반등 흐름을 이끌었다. 필리핀 건설 수요, 인도 자동차 산업 회복세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중동(+59.6%)도 건설경기 회복에 따라 철강 수입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EU)과 일본 수출은 각각 –10.2%, –14.6%로 감소했다. 특히 EU는 자동차·바이오헬스 수출이 강세였음에도 철강과 선박 부문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역시 건설·자동차 업황 약세가 철강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
철강은 한국의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로, 올해 들어 3월까지는 전년 대비 감소세가 지속돼 왔다. 그러나 4월을 기점으로 이차전지, 자동차 부품 등과 함께 동반 반등하며 ‘플러스 전환 품목’으로 복귀했다.
다만 미국 수출 부진은 뼈아프다. 전체 철강 수출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미 철강 수출은 여전히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관세 면제를 위한 대미 협의 및 품목별 대응대책(3월 19일 철강 관련) 등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