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SNS 트루스소셜에 각국 ‘관세 통보’ 서한 공개
지난해 韓 철강 수출 멕시코 4위, EU 일본(1위)보다 50만 톤↑

미국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율을 30%로 책정했다. 두 지역 모두 한국 철강 수출의 핵심 지역으로, 관세 최종 확정 시 한국의 글로벌 수출 물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을 수신인으로 하는 서한 두 장을 공개하며, EU와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상호 관세율을 각각 30%씩 내달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두 서한에서 이번 결정의 이유로 각국의 관세·비관세 무역장벽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이 조치들이 미국에 심각한 무역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U는 협상 의지와 함께 보복 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1일까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필요하다면 비례적 대응을 포함해 EU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멕시코도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멕시코 경제부, 외교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측에 불공정한 것이고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두 나라 간 실무 회담을 통해 시한 내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상호 관세 시행 발효 일자를 이달 9일에서 내달 1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각국에 새로 정한 상호 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한국, 일본, 캐나다, 브라질 등 23개국이 서한을 받았다. 한국은 25%의 상호 관세를 통보받았다.
한편, EU와 멕시코는 한국 철강의 핵심 수출지로, 한국 철강 수출에 타격이 우려된다. 멕시코는 2024년 물량 기준 한국의 네 번째 철강 수출 대국이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현대자동차그룹, 삼성 등 한국 자동차, 가전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EU로의 수출은 같은 기간 물량 기준 1위국인 일본보다도 50만 톤 이상 많다.
한국의 올해 상반기 멕시코향(向) 철강 수출은 크게 줄었다. 전(全) 철강 기준으로 약 90만 톤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7% 감소했다. 이 가운데 비중이 90%를 넘는 판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9.2% 감소해 83만1천 톤이었다. 가치사슬상 가전제품과 자동차 생산에 직접적으로 또는 거의 맞닿아 있는 냉연강판(CR)과 아연도금강판 수출이 30만7천, 25만3천 톤으로 2024년 상반기 대비 6.5%, 18.4%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철강, 판재 각각 전년대비 1.9%, 0.5% 증가한 바 있다. 냉연강판과 아연도금강판 수출도 1.3%, 6% 늘었다.
EU는 멕시코에 비해 사정이 낫다. 한국이 올해 상반기 EU로 수출한 철강은 전철강 기준 213만 톤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3% 늘었다. 이 가운데 비중 약 88%를 차지하는 판재 수출도 188만 톤으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도 전철강 435만 톤, 382만 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3.3%, 12.1% 증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