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형은 국가의 ‘제조 주권’…韓 제조산업 미래, K-금형에 달렸다!

[기고]금형은 국가의 ‘제조 주권’…韓 제조산업 미래, K-금형에 달렸다!

  • 뿌리산업
  • 승인 2025.07.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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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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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형산업협동조합 신용문 이사장

▲ 금형조합 신용문 이사장
▲ 금형조합 신용문 이사장

금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자동차, 반도체, 가전, 의료기기 등 거의 모든 제조업의 출발점에는 정밀 금형이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금형 생산 4위(10조 원), 수출 2위(20억 달러)에 위치할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기계산업 분야의 대표적 무역 흑자 품목으로 수출 효자산업으로의 입지도 굳건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조산업의 근간으로서 세계 속 ‘Made in Korea’ 제품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적 역량을 뒷받침하고 있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동일한 디자인의 공산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금형이 있어야 가능하다. 금형은 대량생산 제품의 균질한 품질을 보장하는 유일한 기술적 도구다.

이와 같은 기술적, 산업적, 경제적 특성으로 인해 금형을 뿌리산업이라 칭한다.

산업화가 진전된 1980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해 온 우리 금형 산업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면서 국내외 수요는 정체되었고, 최근 미국발 무역정책의 변화 속에서 제조산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금형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금형과의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으며, 중국산 금형의 내수시장 잠식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산 금형 수입은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2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69.5%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국내 전체 금형수입의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국내 일부 대기업마저도 중국産 금형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가 금형 사용은 곧 완제품의 기술 경쟁력 약화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제품의 품질 저하, 사후관리 부실 등으로 이어져 그동안 힘겹게 쌓아온 대한민국 제조산업의 위상이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등 경쟁국에 금형기술을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금형기반이 무너져 해외 금형에 의존할 경우 금형가격 상승과 완제품의 핵심 디자인, 성형 기술 등 원천기술 유출이 불가피하다. 제조업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자국 제조업 보호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육성을 위해 노골적으로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통해 국가 차원의 제조업 초강대국 도약을 추진 중이다. 일본 역시 경제안보 핵심 산업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강화하여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K-금형’은 거대한 위기에 마주하고 있다.

국내 금형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역량을 결집한 자구 노력이 절실하다.

금형 업계는 기술 R&D와 첨단화를 통한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하고,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과 혁신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국내 금형-부품-소재 간 연계 강화를 통해 구조적으로 원가 절감이 추진돼야 한다.

수요 산업 또한 역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중국産 저가 금형 사용을 지양하고, 국산 금형 사용 확대와 신제품 공동개발, 기술 보안 확보 등 국내 제조 생태계와의 상생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금형 산업은 단순한 부품 산업이 아닌, 국가 제조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산업이라는 인식을 다시 되새기고, 국가 뿌리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금형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금형은 국가 제조 주권의 상징이며, 대한민국이 ‘제조 강국’으로 계속 나아가기 위한 필수 기반이다. K-금형의 신뢰 회복과 글로벌 재도약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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