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은 내리고 밤 시간대는 올리는 계시별 요금제 개편을 예고하자 철강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의 산업용 전기료 체계 개편을 발표했다. 낮으로 수요를 유인해 버려지는 태양광 발전량을 소화시킨다는 게 골자다.
현재 산업용 전기료 평균 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180~185원으로 낮보다 밤 시간대가 최대 50% 가까이 저렴하다. 앞으로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기조와 함께 낮 시간대 요금을 지속 낮춰 산업계 수요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조업 시간이 조절 가능한 업종에서는 비용 감축 기회지만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 철강업은 안 그래도 급등한 전기료와 함께 '야간 할증'까지 덮친 격이다.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여파로 연료비가 급등하며 한국전력공사 적자가 심화되자 정부는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료를 7차례에 걸쳐 총 75% 수준 인상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조정요금은 에너지 가격 흐름이 반영된 연료비조정단가에 연동되는데 현재 최대치인 '+5원'이 적용 중이다.
최근 연료 가격이 하락 추세임을 감안하면 연료비조정단가도 하향 조정해야 하나 정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올 1분기까지 15개 분기 연속 최대치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300곳 가운데 약 80%가 현재 전기요금 수준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경영활동이 위축될 정도로 부담이 매우 크다'도 절반에 달했다.
산업용 전기료의 전체적인 인하가 어렵다면 철강과 석유화학 등 구조적 위기 업종에라도 특화된 지원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별도 요금제 신설이 꼽힌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 방안으로 계시별 요금제 개선과 함께 전력 부하율이 높은 업종에 대한 별도 요금제 시행을 요구한 이유다.
특히 철강은 부하율이 안정적인 업종으로 평균 소비량과 최대 소비량 차이가 작아 전력수요 예측이 담보된다. 작금의 위기 속에서도 국가 전력 수급에 대한 안정화 기여도를 고려하면 별도 요금제 신설이나 적어도 할인 요구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