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수재슬래그 ‘시멘트 의존’ 벗는다…농업·레저·생태복원·탄소저감까지 확장

[단독] 포스코, 수재슬래그 ‘시멘트 의존’ 벗는다…농업·레저·생태복원·탄소저감까지 확장

  • 철강
  • 승인 2026.03.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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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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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침체에 슬래그 판로 확대 나선 포스코
1톤당 이산화탄소 200kg 제거, 폐광 복원·골프장까지 활용 확대

포스코가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재슬래그 활용 영역을 시멘트 원료 중심 구조에서 농업·레저·생태 복원·탄소저감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한다. 건설 경기 침체로 시멘트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슬래그 활용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내 내수 시멘트 출하량은 2017년 약 5,600만 톤 수준에서 지난해 3,600만 톤까지 감소하며 30여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 증가 둔화와 사회 인프라 확장 속도 조절로 건설 수요가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멘트 원료 수요 감소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회사는 수재슬래그 활용 방향을 시멘트 원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농업·레저·생태계 복원 및 기후변화 대응 등으로 실제 적용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시멘트에 집중된 활용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며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수재슬래그. 포스코
수재슬래그. 포스코

수재슬래그는 고로에서 나온 용융 슬래그를 물로 급냉해 모래 형태로 만든 제철 부산물이다. 조성과 입도가 균일하고 칼슘(CaO)과 마그네슘(MgO) 등 염기성 양이온 원소가 풍부해 알칼리성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산성 토양 비중이 높은 국내 환경에서 토양 산성화 완화와 토양 개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규소(SiO₂) 함량도 높아 쌀 생산을 위한 규산질 비료로 활용되고 있다.

수재슬래그는 상토용 무기 소재 대체 가능성도 제시됐다. ‘상토’(床土)는 종자 발아를 위해 사용하는 재료로 유기물과 무기물을 혼합해 만든다. 현재 관련 원료 상당 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는 실험을 통해 수재슬래그의 상토 무기 소재 대체 가능성을 확인했다. 수재슬래그는 현재 비료관리법 비료공정규격에도 등록돼 있다.

레저 산업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골프장 잔디 관리를 위해서는 잔디 위에 모래나 흙을 뿌리는 배토 작업이 필요한데 18홀 규모 골프장의 경우 연간 약 3,000톤 수준의 배토사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강모래나 바닷모래가 주로 사용됐지만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대체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강원대학교 및 잔디연구소와 협력해 지난 2년간 15곳 이상의 실증 평가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잔디 생육과 배토(잔디 위에 모래·흙을 덮는 관리 작업) 성능을 검증했다. 현재는 골프장 납품이 가능한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수재슬래그를 활용해 골프장에 배토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포스코
수재슬래그를 활용해 골프장에 배토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포스코

폐광산 복원 분야에서도 성과가 확인됐다. 국내에는 과거 약 5,500개의 광산이 존재했지만, 현재 대부분 휴·폐광된 상태이며 이 가운데 2,600여 개소에서 광해(오염)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스코는 2022년 강원대학교와 광해광업공단과 함께 폐광산 지역 생태계 복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수재슬래그 기반 환경영향 저감형 인공 토양을 개발했다. 이후 약 3년간 폐광으로 훼손된 산림 지역을 대상으로 녹화 실증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인공 토양 적용 시 평균 95% 수준의 식생 피복률을 기록했다.

또한 수재슬래그의 알칼리성에 따른 산성 중화 효과와 중금속 이동성 억제 효과도 함께 확인됐으며 온실가스의 토양 격리 가능성도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탄소 저감 기술 적용 가능성도 제기됐다. 포스코는 강화된 풍화작용(Enhanced Weathering·EW) 기술을 적용한 연구에서 수재슬래그의 이산화탄소 제거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EW 기술은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풍화 과정을 가속화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빗물과 반응해 형성된 탄산이 토양 내 규산염 광물과 반응하면서 중탄산이온으로 전환되고 이 물질이 수계를 따라 이동하며 장기적으로 저장되는 자연 풍화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규산염 광물을 미세 분쇄해 반응 표면적을 넓히면 이산화탄소 제거 반응이 촉진된다. EW 기술 적용을 위해서는 염기성 양이온 함량이 높은 규산염 광물이 요구되는데 수재슬래그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강원대학교와 공동 실험을 통해 적용 초기 1년간 수재슬래그 1톤당 평균 200kg 수준의 이산화탄소 제거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수재슬래그 기반 탄소 제거 방법론 인증도 받았다.

한편 포스코는 수재슬래그를 시멘트 원료에 묶인 부산물이 아니라 농업·레저·생태 복원·탄소저감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자원순환형 소재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센터. 포스코
포스코센터.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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