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美 원전 8기 기대감… ‘수주 준비’ 나서야

[대장간] 美 원전 8기 기대감… ‘수주 준비’ 나서야

  • 철강
  • 승인 2026.09.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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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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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미 투자 후속 사업으로 미국에 최대 8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양국은 이르면 18일 대미 투자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양국이 협력해 미국에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원전을 빠르게 짓기 위해서는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한 한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도 원전과 천연가스 발전을 포함해 1,000억달러가 넘는 에너지 투자 프로젝트가 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첫 원자로에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이, 일부 후속 원자로에는 한국형 APR1400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어느 것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산업통상부는 9월 7일 한미 양국이 원전 프로젝트 발굴을 위해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공식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 필요한 것은 장밋빛 수주 전망이나 관련 종목 찾기가 아니라, 사업이 구체화될 때 한국 철강재가 실제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원전 1기에는 격납건물과 터빈건물의 구조용 강재부터 원자로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배관, 밸브, 열교환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철강재와 특수합금이 사용된다. 그러나 원전용 소재 시장은 일반적인 가격 경쟁만으로 들어갈 수 없다. 안전성과 추적성, 장기간에 걸친 품질 일관성을 입증해야 하며, 소재 생산부터 가공·용접·검사·납품까지 모든 과정이 관리돼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 원자력 공급망 진입에 필요한 인증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 현대제철은 2025년 4월 철근·형강·후판에 대해 미국기계기술자협회의 원자력 소재 공급사 품질시스템 인증인 ASME QSC를 획득했다. 이는 원전용 강재의 품질뿐 아니라 소재와 품질보증체계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현대제철만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특수강, 스테인리스강, 단조품과 강관 업체로 인증 기반을 넓혀야 한다.

또한 원자로 AP1000과 APR1400 각각에 대응한 ‘소재 지도’도 필요하다. 어느 설비에 어떤 강종과 규격이 들어가는지, 국내 생산 가능 여부와 추가 개발 품목은 무엇인지, 미국산 우선 구매 요건과 현지 조달 조건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철강사와 원전 주기기·건설 업체가 공동으로 준비해야 한다. 공급 기회가 열리고 나서 규격을 검토한다면 이미 늦다. 

이와 함께 단순 수출보다 현지 가공·유통·서비스를 결합한 진출 모델도 필요하다. 미국 철강사 및 가공센터와 합작하거나 현지에 절단, 열처리, 표면처리, 비파괴검사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산 소재를 공급하더라도 최종 납기와 품질 대응은 미국 현장에서 이뤄져야 발주처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현지 업체와의 협력은 통상 위험과 물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업계가 ‘원전 철강 원팀’을 구성해보자. 철강사, 단조·강관·용접재 업체, 원전 기자재 기업, 건설사와 공공기관이 공동 수주 플랫폼을 구성하고 인증 비용, 시험평가, 현지 법률과 통상 문제를 함께 대응할 수 있다. 대기업이 확보한 사업 기회가 검증된 중견·중소 소재기업으로 연결되도록 공동 벤더 등록과 패키지 수출 체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의가 실제 원전 건설로 이어질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한국 철강업계가 얻을 수 있는 기회는 계약 발표 당일이 아니라 지금의 준비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원전 특수는 기다리는 기업의 몫이 아니다. 인증과 기술, 현지화와 협업을 선제적으로 완성한 기업만이 거둘 수 있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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