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수급ㆍ가격 관계 ‘반대로’
최근 철근 시장에서 수급과 가격 공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 가격이 올라야 되레 수요도 살아난다는 공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수요ㆍ공급 법칙으로 따지면 먼저 수요가 늘어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이런 점에서 철근업계 일각에서는 최근의 철근 시장이 기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국내 제강사들의 철근 가격 할인 축소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제강사들은 재고 감소와 철스크랩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5월부터 가격 할인을 톤당 5만원씩 축소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제강사 측은 4월 하순 들어 국내 제강사 재고가 10만톤 초반대로 급감한데다 철스크랩 가격도 미국산 HMS No.1 철스크랩 수입 가격이 톤당 약 250달러(CFR), 일본산 H2 철스크랩 수입 가격도 전월 대비 5,000엔 가량 상승한 톤당 2만3,000엔(FOB) 안팎을 보이고 있어 할인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생산원가 차원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제강사의 이런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이들은 제강사들의 주장에 대해 3월 국산 철스크랩 구매가격과 4월 제강사 재고 감소를 반론의 근거로 삼고 있다. 국제 철스크랩 가격이 약보합을 보이던 지난 3월 제강사들이 국제 가격보다 높았던 국산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인하하지 않으면서 철스크랩 수입 계약을 일부 진행한 것은 단순히 원가논리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제강사 재고 감소에 대해서도 제강사의 할인 가격 축소설이 나오면 유통업체들이 구매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더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은 경제학적으로도 합리적인 구매자의 기본적인 성향이기 때문이라는 것. 할인 축소설로 유통업체들의 구매가 늘자 곧바로 재고가 줄었으니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철근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라 수요처들이 구매를 미루면서 가격이 하락할수록 수요는 더 없어진다는 공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가격 인상을 통해 단기적으로 수요를 늘릴 수는 있겠지만 수요 및 연관 산업에 미칠 영향을 다각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