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ㆍ빌릿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회복에 회의적 시각 여전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일반형강 시장이 반전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철스크랩 가격 및 빌릿 가격이 상승하면서 형강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그 동안 형강 시장에서는 4월 초 일반형강 제조업체들이 할인을 다시 적용하면서 가격 하락 기대감이 끊이지 않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반형강 가격 반전에 대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제강사의 미국산 철스크랩 수입 가격은 HMS No.1 기준 톤당 250달러(CFR)선을 보이고 있으나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빌릿 역시 국제 시장에서 CIS산 빌릿이 40달러 상승한 톤당 400달러(CFR)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형강제조업체들의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가격 상승에 대한 신호에도 불구하고 일반형강 시장이 지나치게 침체돼 있어 가격 상승이 오히려 더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반형강 제조업체들이 3월 중순 할인을 축소했다 4월 다시 할인을 적용한 전례가 있는 만큼 가격 상승이 반드시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4월 유통시장에서 앵글 및 채널 등 일반형강 가격은 최저 톤당 75만원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H형강 유통 가격과는 톤당 10만원 가량 차이가 나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공장도가격으로 따져도 톤당 10만원 이상 낮게 거래되고 있는 것. 철근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형강 제품이 철근 보다 톤당 1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형강 유통가격 하락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일반형강의 가격 하락은 실수요 침체와 재고 누적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일부 대형 규격 일반형강을 비롯한 일부 인기 규격 제품의 시중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유통업체들이 구매를 늘렸지만 수요 침체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인기 규격을 중심으로 재고율이 높아졌다는 것. 유통업계에서는 가격 등락 여부에 관계없이 ‘없는 규격은 여전히 없고 있는 규격은 넘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지난해 형강 시장에서 주목받던 조선용형강들도 조선업계의 침체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일반형강 시황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실수요 자체가 급감한 탓에 유통업체들이 판매 경쟁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한 형강 유통업체 관계자는 “가격 하락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부 유통업체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미리 가격을 (낮게) 치고 들어오는 일이 잦아졌다”면서 “지금 시황에서는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조정하기 보다 차라리 출하가격을 공개하는 것이 가격 하락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