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리 포커스>세계 철강시장, 원가경쟁력 확보가 최선

<포스리 포커스>세계 철강시장, 원가경쟁력 확보가 최선

  • 철강
  • 승인 2009.04.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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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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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가격 급락, 철강 수입국 보호무역 확산
수요 감소 지속, 철강 무역전쟁 불가피

올해 들어 글로벌 철강시장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수요는 10% 이상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인데 이는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 세계적 철강수요 감소에 따라 주요 시장에서는 수입량 감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수입국인 미국은 2월 수입량이 전년 동월 대비 37.5% 감소하고 3월 수입량도 약 45% 감소했으며  EU 시장 역시 1월 수입량이 39.5% 감소하는 등 전통적 수입국인 구미지역의 수입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의 1~3월 철강수입(반제품 포함)이 전년 동기 대비 55.2%나 감소했는데, 이러한 가운데서도 1~2월 러시아산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7배나 증가하는 등 저가재 유입은 급증하고 있다. 동남아지역은 봉형강류를 중심으로 수요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산 수입은 급감한 반면 CIS산 물량은 급증했다.

● 수입가격 급락 … 수입국들 철강 보호무역 확산

주요 수입국들의 수입물량이 위축되는 가운데 수입가격은 저가 수입재의 무차별 덤핑 공세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남아지역은 가격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 되었으며, CIS산이 가격 교란의 주범이 되고 있다. 미국은 열연 내수가격과 수입가격이 모두 500달러 이하로 하락했으며, 유럽 시장에서는 저가 수입강재로 인해 지역 내 밀들의 가격 인상 시도가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저가재 유입으로 인해 수입가격이 급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강 보호무역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후베이성·안후이성 등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지역 내 철강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조치가 확대되고 있으며, 동남아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베트남의 수입관세 인상을 시작으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이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구미 시장에서는 반덤핑 제소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자국산 철강재 사용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 중국·일본 등 수출 부진 대비 지원책 확대

과거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경기침체기마다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지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도 아시아 외환위기와 IT버블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로 미국을 중심으로 철강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하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EU·인도·중국·브라질·동남아 등 다수 국가가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입국과 수출국 구분 없이 전 방위적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시장방어적 조치의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으며, 무차별적 규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철강 수입국들의 보호무역조치 강화에도 불구하고 철강 수출국들은 내수 부진에 따라 수출확대에 전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정부의 고강도 수출지원책이 시행되고 있다. 올 1~3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9% 급감했는데, 특히 3월에는 2005년 11월 이후 처음 순수입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냉연·도금 등 고급강을 중심으로 증치세 환급률을 5%에서 13%로 인상했으며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경우 열연·후판 등 범용강까지 환급대상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세계 2위 수출국인 일본도 2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8%나 급감해 6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열연 수출가격도 4월 현재 500달러 수준으로 내수 가격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수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일본 고로사들은 향후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인데, 우선 철강사는 정부와 공동으로 법률대응과 로비활동, 해외 기술협력 강화 등을 도모하고, 제휴선이나 직접투자선 등 수직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CIS는 저가 물량 공세를 통해 수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CIS의 4월 열연 수출가격은 350달러로 지난해 8월 대비 69%나 인하된 수준에서 오퍼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월 CIS의 판재류 순수출 물량은 지난해 10월 대비 163%나 급증했다. 그러나 1분기 이후에는 주문소진과 중국의 수출 확대 등으로 중국·동남아권 수출에 난항이 예상됨에 따라 MENA(중동·북아프리카)지역·터키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 확대를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요 감소 지속 … 철강무역전쟁 불가피

현재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각국 철강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한 축에서는 미국·EU·인도·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시장 방어를 위해 수입규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한 축에서는 중국·한국·일본·CIS 등을 중심으로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철강시장에서의 무역전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철강사 입장에서는 치킨게임(Chicken Game) 양상의 심화가 우려된다. 따라서 글로벌 철강무역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원가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공문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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