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위주…“생각보다 부담 안 돼”
형강 유통 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형강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체들의 형강 재고는 중대형 규격을 중심으로 높은 재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절적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고가 늘어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통업체들이 판매 증가에 대비해 재고를 늘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 최근의 재고 상황은 이 같은 배경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3월 말 제강사로부터의 구매가 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수요 침체가 늘면서 장기재고가 쌓이는 것이 재고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장기 재고가 늘어나면 그만큼 자금 회전이 안 돼 결국 유동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 또 수요가 침체돼 있는 현 상황에서는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재고가 많으면 부담도 늘어나는 셈.
형강 유통업계에서는 높은 재고율에 대한 부담은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이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형강 가격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추가 하락이 있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하는 등 원가 측면에서도 형강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또 재고 물량의 단가 자체가 높지 않은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늘어난 재고 가운데는 제강사로부터의 구매 물량 외에도 유통 시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물량 역시 적지 않다는 것. 일부 유통업체들이 자금회전을 위해 내놓은 장기 재고를 저렴하게 구매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수도권의 한 형강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재고 회전이 안 되는 것은 걱정”이라면서도 “싸게 확보한 물량도 많아 자금적인 면에서 생각보다 큰 부담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